기아차의 최근 한 영상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바로 K5 GT를 활용하여 스턴트 묘기를 펼친 것인데요, 액션 영화에서나 등장할 만한 위험천만한 동작으로 자사의 모델을 극한의 상황까지 몰아붙였습니다.
영상 도입부에는 한 명의 스턴트 전문 드라이버가 긴장된 모습으로 차량에 탑승하는 모습이 흘러나옵니다. 두 손을 모아 기도를 하는 듯한 장면도 같이 나오는데요.
이후 드라이버는 빠른 속도로 K5를 몰기 시작합니다. 이후 짧은 직진 코스를 지나 거대한 점프대 앞에 다다르게 됩니다. 점프대에 돌입한 드라이버는 곧바로 드리프트를 시작하는데요, 드리프트와 동시에 차량은 점프대 떠나 공중으로 도약하게 됩니다.
K5는 하늘로 힘차게 날아오르면서 공중 360도 회전을 해버립니다. 이후 반대편 점프대에 빠른 속도로 착지하게 됩니다. 큰 차체와 급격한 드리프트에도 불구하고 K5은 뒤집힘 없이 안정적으로 자세를 잡아갑니다.
또한 매우 충격이 강해 보였던 착지였음에도 차량의 외관은 손상 없이 멀쩡해 보입니다. 이후 K5는 점프대를 벗어나고 세트장 한가운데에서 멈추는 것을 끝으로 영상은 마무리됩니다.
사실 이 영상은 9월 21일에 열린 ’72회 에미 어워드(72th Emmy Awards)’에서 K5를 홍보하기 위하여 기아가 특별 제작한 광고입니다. 어마어마한 시청률을 자랑하는 전 세계적인 시상식을 통해 짧지만 매우 임팩트 있게 자사 모델을 알린 것입니다.
기아 자동차 아메리카의 마케팅 운영이사인’ Russell Wager’는 “전세계적으로 높은 시청률을 가진 애미 어워드와 제휴를 맺음으로써 K5를 대대적으로 홍보할 수 있게 되었다.”라고 밝혔습니다.
기아가 이런 위험천만한 K5 광고 영상을 선보인 이유는 자사 모델에 대한 새로운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서입니다. 기아는 3세대 K5부터 기존 미국에서의 모델명인 ‘옵티마’ 대신 한국과 동일한 K5로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K5은 두 가지 파워 트레인을 제공합니다. 하나는 1.6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을 탑재한 보급형 모델로서 최대 180마력과 27kg.m의 토크를 발휘합니다. 또 다른 모델은 고성능 모델의 K5 GT로서, 최대 290마력과 43kg.m의 토크를 자랑하는 2.5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이 설치되었고 8단 습식 DCT가 탑재되었습니다.
두 모델 모두 터보차저 엔진이 탑재되는 등 고성능 세단을 지향하며 제작되었지만, 미국 내에서는 이러한 스포티함과 역동적인 이미지가 상대적으로 부각되지 못했습니다. 기아는 이러한 지루한 세단 이미지에서 벗어나 K5의 고성능을 강조하고 새로운 인식을 재고하기 위하여 스턴트 묘기에 가까운 홍보 영상을 제작하게 된 것입니다.
사실 기아는 지날 8월 ‘트리플 스렛 스턴트(Triple Threat Stunt)’라는 이벤트를 유튜브 생중계로 먼저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미국 애틀랜타 외곽에 있는 레이싱 트랙에서 이루어진 라이브 방송에서는 애미 시상식 영상과 다르게 총 3대의 K5 GT 모델이 사용되었습니다.
이번 방송은 3대의 K5 중 2대는 15미터 간격의 점프대를 공중에서 이동하고 나머지 한 대는 그 사이에서 180도 드리프트를 펼치는 것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차량의 성능뿐만 아니라 3명의 전문 스턴트 드라이버들의 호흡도 중요했는데요, 긴장되는 라이브 방송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한 번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기아는 “이번 촬영을 위해 별도의 성능 보강은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드라이버의 안전을 위한 시트, 안전벨트 그리고 여분의 롤케이지가 설치되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외에도 강한 충격을 흡수할 여분의 스키드 플레이트가 들어가는 등 안전과 촬영에 필수적인 것들만 보강되었습니다.
사실 이번 이벤트는 세계적인 할리우드 감독과 스턴트 코디네이터의 연출하게 탄생했습니다. 감독은 바로 존 윅, 베이비 드라이버 그리고 포드 vs 페라리 등 유명한 영화를 제작한 ‘다린 프레스콧(Darrin Prescott)’이며, 스턴트 코디네이터는 테넷과 포드 vs 페라리의 스턴트 연출을 맡기도 했던 ‘제메리 프라이(Jeremy Fry)’입니다. 세계적인 거장들 손을 거치면서 이번 영상은 하나의 이벤트가 아니라 브랜드 역사에 길이 남을 작품이 되었습니다.
이번에 운전대를 잡았던 세 명의 스턴트 전문 드라이버의 경력 또한 만만치 않은데요, 놀라운 점은 15m 점프를 담당했던 두 대의 K5의 드라이버가 부녀지간이라는 것입니다. 우선 아버지인 ‘자릴 제이 리치(Jalil Jay Lynch)’는 블랙 팬서, 분노의 질주에서 스턴트를 담당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성능 보강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K5 GT였음에도 불구하고, 엔진과 서스펜션 성능이 매우 우수하여 수월하게 작업을 할 수 있었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자릴 제이 리치의 딸인 브리온나 린치 역시 블랙 팬서, 베놈 등 여러 영화에서 차량을 운전한 유능한 드라이버인데요, 그녀는 영상 인터뷰에서 “3명이서 같은 타이밍을 맞추는 것이 제일 어려웠다.”라며 “생중계이다 보니 더욱 긴장한 것 같다.”라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습니다.
마지막으로 점프대 아래에서 회색의 K5로 180도 드리프트를 펼친 드라이버는 바로 ‘숀 그레이엄’입니다. 영화 데자뷰, 아드레날린 24에서 활약한 그는 촬영 시작 전 “두 대의 K5가 충분히 가속을 하지 못하면 위험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라고 걱정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세 명의 드라이버 모두 스턴트계의 장인들답게 단 한 번에 묘기를 성공시키는 단합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이제까지 기아가 선보인 새로운 홍보 영상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위험한 묘기를 잘 완수한 드라이버와 연출진들 모두 훌륭했지만, 자사 차량의 성능을 믿고 이러한 스턴트를 기획한 기아 역시 대단하다고 느껴지는데요, 기아의 이런 노력에 보답이라도 하듯 현재 트리플 스렛 스턴트(Triple Threat Stunt) 영상은 한 달 반 만에 319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이러한 인기와 함께 과연 기아가 의도한 고성능 세단의 이미지가 새롭게 만들어질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인데요, 미국에서 새로운 이미자와 함께 기아차의 성공이 계속 되길 기원하며 오늘 글 마치겠습니다. 디자인 해부학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