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곳곳에 숨어있는 ‘H’ 의 정체는?

안녕하세요. DA 리포트입니다.
전기차 시대를 맞이하여 10여 년 만에 새롭게 부활한 허머 EV가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타이어 사이즈만 35인치에 달할 정도로 육중한 크기를 자랑하지만, GM의 강력한 울티엄 배터리 및 드라이브 시스템을 얹어 웬만한 슈퍼카 못지않은 엄청난 퍼포먼스를 선보입니다. 

옛 허머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풀어낸 디자인 역시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엄청난 덩치에 투박했던 과거 감성을 품으면서도 한층 더 세련된 형태를 갖췄고, 전기차에 걸맞은 디지털 한 감성까지 입혀졌습니다. 허머EV는 강력한 성능과 뛰어난 디자인이 한데 어우러져 처음 공개된 이후 현재까지 대중들의 열광적인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사실 허머 EV의 완성도 높은 디자인은 GM 디자이너들의 전략적인 디자인 프로세스를 통해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과거 GM 퍼포먼스 디자인팀 소속으로 콜벳 C8 제작에 참여하기도 했던 디자인 디렉터 필립 잭(Philip Zak)은 허머 EV 디자인에 대해 “허머를 재창조한 결과물”이라고 말하며, “과거 허머를 반영하지만 새롭고 신선한 방향으로 풀어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허머 EV 디자인 프로세스 중 가장 놀라운 점은 불과 18개월 만에 현재의 모습을 완성했다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자동차 디자인이 개발부터 완성까지 몇 년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필립 잭은 이렇게 단기간 내에 디자인이 완성될 수 있었던 이유로 ‘긴밀한 협업’을 언급했습니다. 

그는 일반적인 개발 프로세스에서 탈피하여, 디자인팀과 엔지니어 팀이 매일같이 만나 각각의 단계에서 직면한 모든 문제를 당일에 해결해 나갔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외, 내관 디자이너 및 사용자 인터페이스(UI/UX) 부서 역시 기존 관례를 깨고 긴밀한 협업을 통해 빠른 속도로 작업을 진전시켜 나갔습니다. 각 부서 간의 발 빠른 협업을 바탕으로 견고함과 실용성 그리고 고급스러움까지 겸비한 디자인이 완성될 수 있었습니다. 

필립 잭은 빠른 속도로 디자인을 발전시켜 가면서도 허머 EV만의 독창성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특히 그는 ‘우주여행’이라는 테마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달과 공상과학 소설 역시 디자인팀에 큰 영감을 제공했는데, 탐사선과 우주선의 이미지를 반영하는 흰색 외관과 어두운 실내 색상의 대비가 이를 보여줍니다. 

이어서 실내 곳곳에는 루나 호라이즌(Lunar Horizon, 달의 지평성)이라는 테마가 녹아들어 가 있습니다. 이 중 도어의 메쉬 스피커 패널과 고무바닥 메트는 1969년 첫 번째 달 착륙에 대한 경의를 표하기 위해 아폴로 11호의 착륙 지점인 ‘Sea of ​​Tranquility’의 모양을 형상화하여 디자인됐습니다. 

내부 도어 패널 디자인은 삼각형의 날개를 가리키는 ‘델타 윙’ 항공기 형태를 흡수했으며, 운전석의 데드 패달에는 닐 암스트롱(Neil Armstrong)의 부츠 프린트 사본이 활용됐습니다. 이외에도 낮에서 밤으로 전환되는 운전자 화면의 그래픽은 달과 화성 같은 우주 풍경을 품고 있습니다. 

우주 테마와 더불어 차량 곳곳에는 ‘H’ 모양의 디테일이 숨어 있습니다. Hummer 중 제일 앞 글자인 H 알파벳이 차량 디자인에 활용된 것인데, 스티어링 휠에는 물론 그릴, 테일램프 내부에도 위치해 있습니다. 또한 프렁크, 브레이크 및 가속 페달에도 새겨져 디자인의 통일성을 높였습니다. 

하지만 동일한 형태가 반복되면 자연스레 지루함이 생기기 마련인데, 색상 및 트림 디자이너인 Liz Wilkins는 이를 방지하고자 H 로고가 각 영역에서 모두 다른 디자인으로 새겨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를 통해 탑승자가 동일한 디자인이 반복된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지금까지 허머 EV에 숨어있던 디자인 스토리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단기간에 디자인을 개발하면서도 창의성과 높은 완성도를 겸비한 점에서 GM 디자이너들의 뛰어난 역량을 느낄 수 있습는데요. 그리고 현재 GMC는 허머 EV를 바탕으로 허머 EV SUV까지 제작하며 전기차 라인업을 확장해가고 있습니다. 과연 GMC가 허머 EV를 필두로 점차 치열해져가는 전기 픽업트럭 시장에서 선두에 설 수 있을지 기대해보며 글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DA 리포트였습니다. 감사합니다.

글 / DESIGN ANATO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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