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곡성’이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귀신이 부르는 소리, 귀신이 우는소리라는 뜻을 가진 단어인데, 오늘 소개드릴 차와 매우 관련이 깊은 단어입니다. 바로 ‘포르쉐 카레라 GT’입니다.

차량의 배기음이 마치 귀신이 우는소리와 비슷하다 하여 붙혀진 단어인데요. 실제로 경험한 배기음은 확연히 다른 스포츠카에서는 들어보지 못한, 매우 하이톤의 독특한 소리였습니다. 사실 카레라 GT의 탄생 배경을 보면 왜 귀곡성의 엔진음을 가지게 됐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카레라 GT의 탄생 배경을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꼭 언급 되어야할 2개의 모델이 있습니다. 바로 ‘911GT’ 와 ‘LMP1-98’입니다. 불행히도 두 모델 다 FIA 와 ACO의 규정 변경으로 1998년을 끝으로 은퇴하게 된후 포르쉐는 1999년 르망 출전을 위해 새로운 모델을 개발하게 됩니다.

당시 아우디도 르망을 제패하기 위하여 R8이라는 새로운 모델을 개발하는 중이었습니다. 당시 아우디는 본인들이 개발하고 있는 새 모델의 라이벌을 경계하였고 소속된 폭스바겐의 회장 ‘Ferdinand Piëch’를 통해 포르쉐의 새로운 르망 모델 개발을 취소하게 하였습니다.

회장의 지시가 있기전 포르쉐 내부적으로도 카레라 GT의 개발을 늦출 수 밖에 없었는데요,
당시 포르쉐 또한 그들의 첫 SUV인 ‘카이엔’ 개발을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포르쉐 카레라 GT의 개발은 자연스럽게 뒤로 밀려나게 되었습니다.

이후 카이엔의 폭발적인 성공으로 인해 자금이 확보되자, 포르쉐는 그동안 미루어 왔던 카레라 GT 프로젝트를 다시 꺼내 듭니다. 사실 2000년도, 이미 그들은 카레라 GT의 바탕이 되는 카레라 GT 컨셉카를 발표했었는데요.

여기에 그들은 603마력 V10 엔진을 얹으며 제로백 3.5초, 최고 시속 330km의 카레라 GT를 완성하게 됩니다. 사실 포르쉐는 1992년 F1을 위한 V10 엔진을 비밀리에 개발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르망을 위하여 5.7L로 사이즈 업을 하였고, 결과적으로 카레라 GT에 들어가게 된 것입니다. F1 엔진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엔진이기 때문에 배기음 또한 다른 슈퍼카와는 다른 ‘귀곡성’의 소리를 가지게 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러한 어마한 엔진 성능에 맞는 제동성을 위하여 포르쉐는 ‘PCCB(Porsche Ceramic Composite Brake)’ 란 세라믹 복합소재 브레이크를 선보이는데, 이는 양산차에서는 처음 쓰인 것입니다. 바퀴 사이로 노란색의 캘리퍼가 보이는데, 캘리퍼의 노란색은 PCCB가 들어갔다는 것을 나타내는 색깔입니다.

사실 디자인 측면에서 보면, 카레라 GT는 매우 놀라운 모델입니다. 위의 컨셉카의 모습과 실제로 양산된 모델에서 차이가 거의 없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컨셉카와 양산차 사이에는 어느 정도의 간격이 존재하지만 그것을 최소한 시키는 포르쉐가 새삼 대단하다고 느껴지는데요.

이는 카레라 GT의 뒤를 잇는 모델 ‘918 스파이더’에서도 잘 나타납니다. 위 사진이 컨셉, 아래 사진이 양산차인데요. 차이가 거의 없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만큼 포르쉐가 단지 뜬구름 잡는 컨셉을 위한 컨셉카가 아닌 정말 현실적으로 그들이 나아갈 수 있는 디자인적 방향과 기술을 잘 다듬어 컨셉카를 만든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색상은 사진에서 보인 ‘Fayence Yellow’를 포함하여  Basalt Black, GT Silver metallic, Seal Grey 그리고 Guards Red까지 총 다섯 가지 색상만이 제공되었습니다.

후면부 디자인에서 카레라 GT의 가장 큰 특징은 시속 113km 이상으로 주행시 90도로 올라오는 리어 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는 독일 감성이 잘 나타나는 요소로 보여지는데요 이를 통해 공기역학측면에서 더욱 유리해졌고 슈퍼카치고는 살짝 허전해보이기도 하는 후면부 디자인에서 카레라 GT만의 독특한 아이덴티티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인테리어 또한 매우 단순하면서도 그 당시 비교하여 매우 혁신적으로 디자인되었습니다. 이 중 가장 특징적인 것은 기어 봉인데요. 포르쉐는 이 기어 봉을 ‘밤나무’로 제작하였는데, 이는 포르쉐의 전설적인 모델 중 하나인 ‘르망 917’의 기어 봉을 기념하기 위하여 같은 917의 그것과 같은 나무로 제작한 것입니다.

카레라 GT는 아름다운 외관과는 다르게 운전하기 매우 힘든 차량이라고 합니다. 배우 폴 워커의 사망과도 관련 있는 안타까운 차량이죠. 하지만 전통적인 포르쉐의 전통적인 비율을 버리고도 이렇게 여전히 아름다운 포르쉐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차량이 아닌가 싶습니다. 거기에 탄생 비화가 깊은 엔진의 황홀한 배기음이 더해져 슈퍼카로서 모든 자질을 다 갖춘 완벽한 차량이 바로 ‘카레라 GT’인데요. 16년이 흘러도 여전히 멋진 카레라 GT 와 함께 오늘 글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