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스턴 마틴이 최근 새로운 모델을 공개하였습니다. 바로 ‘애스턴 마틴 빅터( Aston Martin Victor)’인데요, 자사의 커스텀 부서인 ‘Q By’에서 제작한 빅터는 세계에서 한대 밖에 존재하지 않는 원-오프(One-Off) 모델입니다.


빅터는 1970~80년대 클래식 밴티지를 회상하기 위하여 제작된 차량으로서, 당시 모델에서 많은 영감을 받아 디자인되었습니다. 모델명은 2가지 방식을 통해 지어졌습니다. 첫 번째는 1980년부터 1991년까지 애스턴 마틴을 이끈 ‘빅터 건들릿(Victor Gauntlett)’의 이름에서 따온 것입니다.

건들릿은 1980년대 밴티지 모델의 생산을 성공적으로 이끌었으며, 1987년 제임스 본드 영화 ‘007 리빙 데이라이트’에서 특별 제작된 애스턴마틴 V8 밴티지가 출현할 수 있도록 많은 공을 들인 인물이기도 합니다.

두 번째는 항공기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영국은 과거  ‘V 포스(V-Force)’라는 핵전략 폭격기를 생산했습니다. 총 3가지 버전이 제작되었으며, 그중 한 대가 애스턴 마틴이 이미 사용한 ‘벌칸(Vulcan)’이라는 이름이었습니다. 나머지 두 대가 비커스 발리언트(Vickers Valiant), 빅터(Victor)였는데, 이번에는 빅터라는 이름을 가져온 것입니다.

빅터를 보면 새로 제작된 모델임에도 어딘가 모르게 낯이 익은 부분들이 보이는데요, 그 이유는 이 모델이 애스턴 마틴의 하이퍼카 ‘One-77’과 ‘벌칸(Vulcan)’ 모델을 기반으로 해서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비교적 최근에 나온 벌칸에 비해 One-77은 11년 전 첫 선을 보인 하이퍼카입니다.

2009년 당시 애스턴 마틴의 건재함을 알리기 위하여 제작된 이 모델은 카본 파이버를 적용한 모노코크 섀시에 알루미늄 패널을 조합하여 총중량이 1,500kg밖에 나가지 않았습니다. 또한 7.3리터 V12 엔진은 760마력의 최대 출력을 자랑했으며 덕분에 제로백은 3.2초, 최고 속도는 354km에 이를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가벼운 One-77의 섀시는 이번 빅터에 동일하게 사용되었습니다. 하지만 빅터를 위해 부분적으로 재설계되어 더욱 가벼워진 무게를 자랑합니다. 또한 기존 엔진도 동일하게 사용되었는데, 기존 대비 76마력 높아진 863마력을 후륜으로 전달하며 최대 토크는 83.77 kg.m에 이릅니다.

여기에 6단 수동 변속기가 맞물려 있으며, 이러한 조합을 통해 빅터는 애스턴 마틴의 역사상 가장 강력한 수동 모델이 되었습니다. 11년 전에 생산된 섀시와 엔진이 지금까지도 이용되는 것을 보면 애스턴 마틴이 얼마나 뛰어난 기술을 가지고 차량을 생산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빅터의 서스펜션은 벌칸에서 가져왔습니다. 트랙 전용 모델인 벌칸과 동일한 인보드 스프링 및 댐퍼를 가지고 있으며 일반 도로 주행 환경에 적합하도록 6 가지 설정을 추가로 제공합니다. 브레이크는 앞 380mm, 뒤 360mm의 디스크와 6피스톤 카본 세라믹 브렘보(Brembo) 시스템이 사용되어 엄청난 제동력을 자랑합니다.

또한 빅터는 엄청난 다운 포스를 만들어 낼 수 있는데, 160km의 속도에서 무려 842Nm의 다운 포스를 생성할 수 있습니다. 경주용으로 생산된 밴티지 GT4 모델이 525Nm의 다운 포스를 만들어내는 것을 감안할 때, 빅터의 다운 포스 양은 엄청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외관 디자인은 벌칸과 유사하게 디자인되었습니다. 특히 후드 패널 아래에 그릴이 위치한 레이아웃은 동일하게 적용되었는데요, 그러면서도 클래식 밴티지 모델의 인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릴 양옆에 위치해 있던 밴티지의 동그란 헤드 램프가 빅터에서 그대로 재현되었습니다.

최근 가늘어지고 공격적인 인상으로 변하는 헤드램프 디자인 추세에서 이러한 큰 원형 램프는 오히려 더 큰 존재감을 뽐내고 있는데요, 후드 위에 볼록하게 튀어나온 부분 역시 빅터에서 새롭게 디자인되었습니다. 또한 이 부분에는 Vantage GT12와 유사한 깊은 ‘U’모양의 통풍구가 설치되어 기능적인 역할도 담당하고 있습니다.

사이드는 기존 벌칸의 사선 형식의 강한 캐릭터 라인을 없애고 단정하게 디자인되었습니다. 도어 라인에 긴 크롬 장식이 추가되었으며 리어 휠 아치 앞부분에는 에어 인테이크가 새롭게 생겨 펜더 볼륨감이 더욱 부각되도록 하고 있습니다. 머플러가 위치한 사이드 하단부 역시 벌칸과 동일하게 제작되었습니다.

리어는 1980년대 밴티지 모델처럼 직선이 주로 쓰였고 매우 단순하게 디자인되었습니다. 거대한 면적의 리어 상단부는 로고 하나만을 집어넣어 미니멀하면서도 클래식한 밴티지의 느낌을 반영하였는데요, 대신 리어 램프는 벌칸의 입체적인 조형미를 사용하여 큰 대비를 이루도록 하였습니다.

차체 대부분은 탄소섬유로 만들어졌으며 ‘펜틀런드 그린(Pentland Green)”이라는 색상으로 마감되어 있습니다.


원 오프 모델답게 내부도 특별하게 꾸며졌습니다. 스티어링 휠은 벌칸의 것을 재설계하여 탑재되었고 전체적인 레이아웃 역시 비슷하게 디자인되었습니다. 하지만 사용된 소재에서는 큰 차이를 보이는데, 수동 변속 손잡이는 호두나무로 제작되었습니다.

또한 헤드 라이너에는 캐시미어가 사용되었으며 양극 산화 처리된 알루미늄과 광택 처리된 티타늄이 인테리어 곳곳에 들어가 있습니다. 대시 보드의 카본을 일부분 노출시켜 소재에서 오는 럭셔리함과 동시에 스포티함도 느낄 수 있도록 하였으며, 나머지 부분은 ‘콘커 브릿지 오브 위어(Conker Bridge of Weir)’라는 가죽으로 마감되었습니다. 이 부분의 색상은 외부와 동일한 펜틀런드 그린이 쓰였습니다.

지금까지 애스턴 마틴의 원 오프 모델 빅터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가격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약 32억 정도가 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클래식한 디자인과  하이퍼카급 성능이 합쳐진 특별한 모델이기에 그 가치는 더욱 높지 않나 싶습니다.

애스턴 마틴은 이번 모델을 통해 자신들의 과거 영광을 다시 한번 대중들에게 알리는 동시에 발할라, 발키리 등 다양한 하이퍼카를 제작하면서 쌓은 기술력을 확실히 보여주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잠시 침체된 자동차 산업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 넣고 있는 애스턴 마틴의 다른 원 오프 모델도 기대하며 오늘 글 마치겠습니다. 디자인 해부학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