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에 따르면 최근 부가티를 리막에 매각한 폭스바겐 그룹이 자사의 또 다른 슈퍼카 브랜드 ‘람보르기니’ 역시 매각할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여기에는 슈퍼 바이크 브랜드인 ‘두카티’도 포함되는데요, 폭스바겐의 CEO인 ‘Herbert Diess’는 폭스바겐 그룹의 차세대 목표인 ‘전동화(electrification)’, ‘연결성(connectivity)’ 그리고 ‘디지털화(digitalization)’에 맞게끔 회사를 조정해 가는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실 폭스바겐이 람보르기니 매각을 시사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 아닌데요, 작년에도 폭스바겐이 2030년까지 람보르기니와 벤틀리를 판매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미 폭스바겐이 많은 지분을 가지고 있는 리막에 부가티를 매각한 것처럼, 다른 브랜드에 판매해도 계속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추측했습니다.

이러한 추측이 나온 이유는 폭스바겐이 람보르기니를 다른 브랜드에 매각하는 대신 자체 법인을 세우려는 움직임이 포착되었기 때문입니다. 외신은 폭스바겐이 람보르기니 법인을 위한 투자자들을 모색하고 있으며 새로운 파트너십을 찾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법인 설립의 재원을 마련하기 위하여 IPO의 은행가들과 잠재적인 초기 투자자를 계속 모집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이 과정에서 람보르기니의 전동화에 대한 논의도 오고 간 것으로 보이는데요, 외신은 시기상으로도 현재 여러 도시가 내연기관 차량에 대한 점진적인 제한사항을 만들고 있고 폭스바겐 역시 생산라인을 전동화 차량에 맞게끔 바꿔가는 추세인 만큼 전보다 깊은 내용들이 논의되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렇게 폭스바겐이 람보르기니를 상장시키려는 이유 중 하나는 람보르기니의 라이벌인 페라리의 상장 성공을 봤기 때문인데요, 2016년 페라리가 속해있는 피아트 크라이슬러 오토모빌(Fiat Chrysler Automoile, FCA MI)가 상장했을 당시 페라리의 가치는 무려 3배나 급상승하였습니다. 폭스바겐이 람보르기니의 상장을 통해 더 많은 브랜드 가치 창출을 노리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와 반대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영국 소재의 애스턴 마틴(Aston Martin AML.L)의 주식은 2018년 IPO 이후 오히려 하락했기 때문입니다. 폭스바겐 그룹은 “상장에 대한 논의는 매우 조심스럽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11월 중순쯤에 향후 브랜드의 5년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일각에서는 이 발표에서 람보르기니의 거취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만약 람보르기니의 매각이나 상장이 결정된다면 람보르기니 역사에서 4번째로 그 주인이 바뀌게 되는 것인데요, 람보르기니는 1974년 쿤타치를 공개하며 자사의 성공을 계속 이어가려 했으나 석유파동으로 인해 판매량이 급감하게 됩니다. 창립자인 페루치오 람보르기니 역시 회사를 떠나게 되고 람보르기니는 결국 1987년 크라이슬러에게 매각되게 됩니다.

그렇게 크라이슬러는 람보르기니를 대대적으로 정비하였고 쿤타치의 뒤를 이를 디아블로를 공개합니다. 쿤타치와 다르게 곡선미가 강조된 디아블로는 많은 호평을 받았으나 재정 상태는 여전히 좋지 못했는데요, 결국 람보르기니는 1993년 인도의 M&A 전문 회사인 ‘메가 테크’로 넘어가게 됩니다.

이후 메가 테크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재정상태를 호전시키려고 노력하는데요, 람보르기니는 1998년까지 메가 테크에 소속되어 있다가 같은 해에 지금의 폭스바겐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정확히는 폭스바겐 소속의 아우디 산하로 매각되는데, 이 체재 등장한 모델이 바로 ‘무르시엘라고’입니다.

루크 동커볼케에 의해 탄생한 무르시엘라고는 파격적인 변화 대신 디아블로를 더욱 현대적으로 다듬어 세련미를 부각시킨 모델이었는데요, 출시와 동시에 많은 슈퍼카 팬들의 지지를 받기도 했습니다. 아우디 산하에서 재정이 안정적으로 잡힌 람보르기니는 2003년 창립 40주년을 기념하여 엔트리급 모델인 가야르도를 출시했습니다.

무르시엘라고의 동생격인 모델이었지만, 가야르도는 자연흡기 V10 엔진을 탑재하고 최대 493마력과 52.0kg.m의 토크를 발휘할 수 있었습니다. 최고 속도는 무려 309km에 달했는데요, 이 모델은 이후 람보르기니의 베스트셀러 모델이 되어 람보르기니가 더욱 성장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게 됩니다.

이어서 람보르기니는 2012년 아벤타도르를 출시하고 2013년에는 가야르도의 후속인 우라칸을 발표합니다. 4년 뒤인 2017년에는 자사 첫 양산 SUV인 우루스를 출시하며 끊임없이 성장해 갔는데요, 우루스는 출시 3년 만에 만 대를 돌파하는 저력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람보르기니는 자사 모델의 판매량을 지속적으로 늘려오고 있으며 작년에는 4,554대를 판매하는 등 준수한 성적을 거두었지만 폭스바겐 입장에서는 막대한 개발비용을 쏟은 슈퍼카의 판매 수익이 다시 폭스바겐의 다른 모델의 개발 비용으로 들어가기에는 역부족이었고 수익성에도 한계가 있는 것이 분명했습니다.

폭스바겐의 람보르기니 매각은 이런 수익적인 부분들과 전동화라는 시대적 변화까지 맞물려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이 아닌가 싶은데요, 폭스바겐은 이러한 대대적인 변화를 통해 브랜드의 가치를 한 번 더 높일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폭스바겐은 작년 한해 가장 많은 자동차를 판매한 그룹이었지만, 회사 가치는 테슬라와 토요타에 밀려있는 상태입니다. 이를 의식이라도 하듯, 폭스바겐은 최근 자사의 시가총액을 현재 1,500억 달러(호주 달러 기준)에서 3,300억 달러까지 올리겠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과연 람보르기니 매각과 함께 폭스바겐이 목표로 한 시가 총액을 얼마나 빨리 달성할 수 있을지 기대하며 오늘 글 마치겠습니다. 디자인 해부학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