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의 핵심은 바로 ‘이것’

안녕하세요. 자동차 디자인 해부학입니다.
‘그림의 떡’. 기아의 미국 전락형 SUV 텔루라이드에 가장 어울리는 표현이 아닐까 싶습니다. 국내 굴지의 자동차 기업 기아차의 가장 인기 있는 모델을 아이러니하게 국내에서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관련 기사를 읽다 보면 “국내 도입도 안되는 관련 없는 차”라는 반응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죠.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실제로 도입되면 현대자동차의 펠리세이드를 위협할 것” 혹은 “모하비 대신 텔루라이드를 판매해라”  반응도 볼 수 있습니다. 국내 미출시 문제를 떠나 분명 차량 자체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실제 텔루라이드를 볼 수 있는 기회조차 사실상 없었던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호평이 이어지는 데는 디자인이 중요한 몫을 했습니다. 사진으로만 봐도 완성형에 가까워진 기아 패밀리룩과 감각적인 디자인이 느껴지는 것인데요.

텔루라이드의 시작은 2016년 공개된 텔루라이드 콘셉트부터였습니다. 당시 기아는 새로운 콘셉트에 대해 “현실에 기반을 두지만 현재에 얽매이지 않고 미래를 내다보는 차”라고 소개했습니다. 분명 디자인과 성능 등은 현행 기아 모델에 기반을 두지만, 새로운 풀사이즈 SUV만의 새로운 비전이 담긴 차량이었습니다.

텔루라이드 콘셉트의 핵심은 직립(Upright) 형태, 근육질의 스탠스 그리고 최첨단 기술이었습니다. 수석 디자이너인 톰 컨스(Tom Kearns)는 “텔루라이드 콘셉트는 새로운 럭셔리 SUV로서 기아 브랜드에 대한 미학적 선언”이라 설명하며 “2열 탑승자의 편안함에 중점을 맞춘 차”라고 소개했습니다.

텔루라이드 콘셉트 디자인은 앞서 언급된 ‘직립 형태’를 통해 분석할 수 있습니다. 디자인이 수직 선을 기조로 전개된 것으로, 이는 차량 후면만 봐도 또렷이 알 수 있습니다. 테일램프가 측면과 후면이 만나는 경계부에 수직으로 배치된 것인데, 이를 통해 대형 SUV만의 안정적인 스탠스를 강조했습니다.

전면의 그릴 역시 수직-수평을 기조로 디자인됐습니다. 기아차는 대형 SUV만의 넓은 전면부에 맞춰 그릴의 크기를 키우는 동시에 안정감과 단단함을 강조하는 직사각형을 활용했습니다. 그릴 내부에는 타이커 노즈 그래픽을 적용해 패밀리룩을 완성했으며, 양옆의 헤드램프 역시 복잡한 기교 없이 단순하지만 견고한 사각형으로 디자인해 통일성을 높였습니다.

이외에도 측면 에어 브리더 역시 수직의 크롬 가니시로 마감됐고, 도어 핸들 또한 그릴과 유사한 직사각형의 모습을 띠고 있습니다. 더불어 기아는 불필요한 선과 장식을 최대한 배제하고 매끄러운 표면을 만들어냈는데, 사각형의 단순한 그래픽과 부드러운 면의 조합이 강인하면서도 모던한 인상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콘셉트 디자인은 양산형으로 그대로 이어졌습니다. 오히려 콘셉트보다 발전된 모습을 보여줍니다, 전면 범퍼에는 새로운 수직 가니시가 적용돼 뚜렷한 직립 디자인이 완성됐습니다. 테일램프 역시 수직 LED 그래픽이 추가돼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기아는 콘셉트와 양산형의 필연적인 괴리감을 최소화하고 디자인의 핵심적인 부분을 더욱 강조했습니다.



이렇게 디자인을 살펴보면 텔루라이드의 성공이 단지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기아는 대형 SUV에 맞는 ‘직립’ 키워드를 구축하고 이를 차량 곳곳 적재적소에 배치했습니다. 그리고 콘셉트 디자인을 큰 변화 없이 양산차에 있는 그대로 적용하며 완성도를 높였죠. 올바른 방향성과 실천력이 있었기에 텔루라이드가 다자인적인 측면에 있어 호평을 받는 것이 아닌가 싶은데요. 과연 앞으로 제2의 텔루라이드가 등장할 수 있을지 기대해보며 글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자동차 디자인 해부학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글 / DESIGN ANATO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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