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가티가 엄청난 성능을 발휘하는 새로운 콘셉트카를 발표했습니다. 바로 볼라이드 콘셉트인데요, 이 콘셉트카는 4개의 터보차저가 탑재된 8.0리터 W16 엔진으로 최대 1479마력과 163.1kgm의 토크를 발휘합니다. 여기에 옥탄가 110의 레이스 전용 연료를 넣을 경우 최고출력은1825마력, 최대토크는 188.6kgm로 더욱 향상되는데요.

이를 통해 볼라이드는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2.17초, 300km/h까지 7.37초 그리고 20초 만에 최고 속도인 498km/h까지 도달할 수 있습니다. 또한 1240kg이라는 엄청나게 가벼운 무게를 자랑하는데, 중량대 마력비는 0.67kg/PS에 이릅니다. 오늘은 뉘르부르크링 북쪽 서킷을 불과 5분 23초 1만에 주파하는 부가티의 새로운 슈퍼카인 볼라이드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볼라이드를 살펴보기 전에 볼라이드 콘셉트에 많은 영감을 준 차량에 대해서 먼저 알아보겠습니다. 해당 차량은 바로 부가티 타입 35인데요, 타입 35는 1919년 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프랑스 몰샤임에서 경주 대회 참가를 위한 레이싱 자동차 제작에 몰두하던 에토레 부가티에 의해 탄생했습니다.

사실 에토레 부가티는 타입 35를 공개하기 전에 부가티 역사상 첫 8기통 엔진을 사용한 타입 29 경주용 차량과 타입 30이라는 차량을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에토레 부가티는 이에 만족하지 못하고 타입 29의 엔진을 더욱 향상시켜 새로운 모델을 만드는데, 그 모델이 바로 타입 35였습니다.

타입 35의 8기통 엔진은 최대 6,000rpm까지 회전이 가능했고 이를 통해 타입 35의 최고 속도는 190km/h에 이르렀습니다. 이후 최대 출력이 140마력까지 상승하고 최고 속도는 215km/h에 이르는 타입 35B가 출시되기도 했습니다.

에토레 부가티의 천재적인 엔지니어링이 들어간 타입 35는 1924년 첫 레이싱 경기에 참가하게 되며 이후 1930년까지 크고 작은 모터스포츠 경기에서 무려 2,000회 이상의 우승을 이루어냈습니다. 타입 35는 10년도 안되는 세월 속에서 엄청난 대기록을 세운 것인데요, 이외에도 타입 35에는 부가티의 시그니처 요소인 말발굽 그릴과 세계 최초로 알루미늄 소재의 휠을 사용하는 등 부가티에게 깊은 의미가 담긴 모델입니다.


부가티는 자신들의 진가를 알린 타입 35의 성공을 기리기 위하여 볼라이드 콘셉트를 제작한 것인데요, 이번 볼라이드 콘셉트의 핵심 목표는 FIA의 안전 요구 사항을 모두 충족시키는 동시에 강력한 성능을 발휘하는 트랙 중심의 하이퍼카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부가티의 기술 개발 책임자인 Stefan Ellrott는 이러한 하이퍼카를 만들기 위하여 부가티의 모든 전문 지식을 쏟아부었다고 설명하기도 했는데요, 이번 프로젝트에서 부가티가 가장 신경 쓴 부분 중 하나가 바로 경량화입니다.

우선 부가티는 볼라이드에 들어가는 모든 나사와 고정 부품들을 가벼우면서도 견고한 내구성을 지닌 티타늄 소재로 제작했습니다. 50cm 길이의 구동축 역시 탄소섬유와 티타늄으로 만들어졌으며 260도의 온도에서도 정상 작동하는 배기 시스템 역시 티타늄 소재와 3D 프린트기를 활용하여 제작되었습니다.

일체형으로 제작된 차량의 전면부와 하단부는 모두 탄소 섬유로 만들어졌으며 모노코크 섀시 역시 통일한 소재로 제작되어 가벼우면서도 견고한 내구성을 자랑합니다. 전후면에 탑재된 브레이크 캘리퍼의 무게는 2.4kg에 불과하며 휠은 단조 마그네슘 림 구조로 만들어졌으며, 무게는 전면 7.4kg, 후면 8.4kg에 밖에 나가지 않습니다.

또한 푸시로드 방식의 서스펜션 내의 푸시로드는 무게가 겨우 100g에 불과하지만 3.5톤에 달하는 하중을 지지할 수 있으며 차량 후면 프레임의 두께는 1mm이지만 항공 우주 기준에 해당하는 평발 밀리미터 당 1,200 뉴턴의 강성을 발휘합니다. 더불어 전면과 후면에 탑재된 윙의 경우 각각 600g, 325g에 불과하지만 320km / h에서 각각 800kg, 1800kg에 달하는 다운 포스를 생성합니다.


다음으로는 볼라이드의 디자인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부가티의 디자인 디렉터인 Achim Anscheidt은 “부가티에서 16 년간 근무하면서 맡아본 프로젝트 중 가장 파격적인 프로젝트였다.”라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볼라이드 디자인의 핵심 목표 역시 엔지니어링과 동일한 경량화였으며 이와 동시에 이상적인 공기역학을 달성하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이 둘을 이루어내면서 부가티만의 디자인 DNA가 반영되어 있어야 했습니다. 볼라이드의 전고는 995mm로 설계되어 1m가 안되는 매우 낮은 높이를 자랑하며 이는 블라이드 콘셉트의 바탕이 되는 타입 35와 동일한 수치입니다. 또한 문틀의 두께 역시 70mm로 동일합니다.

차량 전면에는 부가티의 핵심 요소인 말발굽 그릴이 적용되었습니다. 하지만 더욱 원활한 공기 흐름과 경량화를 위하여 그릴 내부의 철망은 사라졌습니다. 또한 부가티만의 풍부한 볼륨감을 보여주었던 후드 역시 공기 역학과 경량화를 위하여 새롭게 디자인되었습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후드가 아닌 날개에 가까운 형상으로 디자인되었으며 전면 서스펜션은 외부로 그대로 노출되어 있습니다. 그릴 상단에서 시작하는 후드 라인은 측면의 에어 인테이크까지 끊김 없이 한 번에 연결되어 있어 부가티만의 우아함과 속도감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측면 또한 공기 역학을 위해 여러 부분으로 분할되어 있습니다. 전면 휠 아치 뒤쪽으로는 부가티가 2019년 공개한 La Voiture Noire와 유사한 형태의 에어 인테이크가 위치해 있으며 측면 하단의 로커패널에도 거대한 인테이크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부가티 치론에서 측면 전체에 적용되었던 거대한 ‘C’자 형태의 캐릭터 라인은 측면 상단 에어 인테이크의 형태로 축소되어 적용되었으며 루프에는 에어 스쿱과 수직 테일 핀이 설치되었습니다. 차량의 휠은 맥라렌의 스피드 테일과 같이 공기 역학을 위해 동그란 판으로 덮여 있으며 휠 림과 판 사이에는 브레이크 냉각을 위한 미세한 틈이 벌어져 있습니다.

볼라이드의 후면은 보다 단순하게 디자인되었는데요, 4개의 원형 중앙 머플러와 4개의 리어 램프 그리고 하단의 디퓨저 외에는 다른 요소들은 완전히 제거되었습니다. 특히 후면 펜더 부분에서는 보다 입체적인 디자인이 적용되었는데, 리어 윙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리어 펜더 면과 리어 램프와 연결되어 있는 어깨 면이 서로 교차하면서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느낌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부가티 디자이너들은 볼라이드 콘셉트에 알파벳 X의 형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였습니다. 부가티는 X를 활용한 이유에 대해 “최초로 마하 1을 돌파한 Bell 사의 X-1 제트기를 연상시키기 위함”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헤드 램프와 리어 램프에는 뚜렷한 X자 형태로 디자인되었으며 차량을 상단에서 바라보았을 때, 엔진의 룸의 형태 역시 동일한 조형미로 제작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부가티가 야심 차게 준비한 볼라이드 콘셉트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볼라이드에는 엄청난 성능을 발휘하는 파워 트레인과 더불어 경량화를 위한 첨단 소재와 치밀한 디자인이 적용되어 있는데요, 항상 최고의 차량을 제작하는 부가티만의 정성과 열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최근 부가티가 크로아티아의 전기 슈퍼카 회사인 리막에 인수되어 가까운 미래에 전동화 파워 트레인이 적용될 것으로 추측되고 있는데요, 과연 이번 볼라이드 콘셉트가 부가티의 마지막 W16 엔진 모델이 아니길 바라며 오늘 글 마치겠습니다. 디자인 해부학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