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디자인해부학입니다.
<2000년대 슈퍼카 시리즈> 마지막 시간에는 람보르기니의 무르시엘라고를 소개합니다. 디아블로의 후속으로 개발된 무르시엘라고는 2001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투우 경기에 참가한 황소를 모델명에 사용하는 브랜드 전통에 따라 무르시엘라고 역시 1879년 10월 5일 코르도바 투우 경기에 참가한 황소의 이름을 빌려왔습니다.


 
무르시엘라고는 쿤타치부터 약 30년간 이어져온 쐐기형 실루엣을 갖추었으며, 차량 중앙에는 강력한 6.0리터 자연흡기 V12 엔진이 탑재됐습니다. 새로운 엔진은 미국, 일본 및 유럽 등의 엄격한 배기가스 배출 표준을 준수했으며, 엔진 전체가 알루미늄으로 제작돼 가벼운 무게를 자랑했습니다.

60도 뱅크각을 갖춘 V12 엔진은 7,500rpm에서 580마력을 발휘했으며, 5,400rpm에서 650Nm의 최대 토크를 뿜어냈습니다. 엔진에는 가변 형상 흡기 시스템(VIS), 흡기 및 배기 캠샤프트의 가변 밸브 타이밍(VVT) 등이 새롭게 적용됐으며, 개선된 드라이브 바이 와이어 전자 스로틀 제어 시스템이 탑재됐습니다.
 
첨단 엔진을 바탕으로 무르시엘라고는 3.8초 만에 시속 100km에 도달했으며, 최고 속도는 시속 330km에 달했습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무르시엘라고의 엔진이 단 2,000rpm에서 발휘하는 토크의 양이 일반적인 GT 차량 엔진의 최대 토크보다 높았다는 점입니다.

람보르기니는 엔진의 위치를 디아블로 대비 50mm 더 아래로 내려 무게중심을 낮췄습니다. 엔진 뒤쪽에는 새로운 6단 변속기가 탑재됐는데, 람보르기니는 차량의 전반적인 무게 배분을 42:58로 맞춰 안정적인 밸런스를 구현해냈습니다.


 
변속기와 조화를 이루는 클러치 제어 시스템도 개선됐습니다. 클러치 릴리스 베어링의 축에 슬레이브 실린더가 탑재돼 운전자가 큰 힘을 들이지 않아도 클러치 페달을 작동시킬 수 있었습니다.

차량의 섀시는 탄소 섬유와 벌집 구조로 제작됐으며, 고강도 스틸 튜브로 구성된 프레임으로 이루어졌습니다. 탄소 섬유는 강철 리벳을 통해 프레임에 부착됐는데, 람보르기니는 새로운 섀시가 20,000Nm/° 이상의 비틀림 강성 값을 달성하기 위해 상당히 견고하게 제작됐다고 밝혔습니다.
 
무르시엘라고의 디자인은 외관과 내관이 하나로 통합되는 방식으로 전개됐습니다. 전체적인 실루엣은 스텔스 전투기에서 영감받아 공격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며, 브랜드의 정체성인 쐐기 형태가 적용돼 날렵한 느낌을 자아냈습니다.

람보르기니는 무르시엘라고 디자인에 쿤타치의 쐐기 형태, 미우라의 관능미와 미래지향적인 실내 디자인 그리고 디아블로의 극적인 비율을 녹여내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기능이 형태를 좌우하는 항공 공학 분야에서 많은 영향을 받아 기능에 최적화된 형태를 고안해냈습니다.


 
공기 저항을 최소화고 관능적인 면을 만들고자 했던 람보르기니의 노력은 ‘가변 기류 냉각 시스템(VACS)’의 개발로 이어졌습니다. 이 시스템의 핵심은 엔진 연소와 냉각에 필요한 공기를 흡입하는 에어덕트가 가변적으로 개폐되는 방식으로 작동했다는 점입니다. 

이 시스템이 개발된 이유는 공기의 저항을 최소화하면서 엔진에 효율적으로 공기를 공급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엔진이 극한의 상황에서 원활하게 작동하기 위해서는 거대한 에어 덕트가 필요한데, 이를 외관에 그대로 적용시키면 차량의 공력 성능이 저하된다는 문제점이 발생했습니다.
 
이를 해결하고자 람보르기니는 특정 조건에서만 외부로 드러나는 새로운 에어덕트를 개발했습니다. 양쪽 C필러 부근에 위치한 가변형 에어덕트는 20도 각도로 개방되며, 엔진 냉각수 온도 및 외부 공기 온도에 따라 자동으로 움직였습니다. 다만, 상황에 따라 운전자가 수동으로 개방할 수도 있었습니다.

차량의 뒤편에는 조그만 리어 스포일러도 마련됐습니다. 이는 차량의 속도가 시속 130km 이상으로 올라갈 때부터 작동하게 되는데, 시속 130~220km에서 50도로 개방되며, 시속 220km 이상에서는 70도로 열리게 됩니다. VACS 시스템과 리어 스포일러의 개폐 여부에 따라 무르시엘라고의 항력 계수는 0.33Cd부터 0.36Cd까지 변했습니다.

람보르기니는 운전자가 더욱 수월하게 차량 안쪽으로 탑승할 수 있도록 시저 도어의 개방 각도를 5도 더 넓혔으며, 사이드 멤버의 위치를 25mm 하향 조정했습니다. 또, 루프의 측면 멤버를 재설계하고 레그룸을 넓혀 탑승자에게 더 많은 공간을 제공하고 편안함을 높이고자 했습니다.

더불어 방음에 최적화된 소재를 내부 곳곳에 배치해 불필요한 소음을 차단했으며, 여분의 차음 패널을 휠 아치에 적용해 내부로 유입되는 도로 소음의 양을 감소시켰습니다.

람보르기니의 현대화를 이끈 무르시엘라고는 2010년 아벤타도르가 등장하며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특유의 부드러우면서도 묵직한 디자인과 강력한 성능으로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기억되고 있습니다. 현재 아벤타도르를 단종시키고 차세대 플래그십 슈퍼카를 준비 중인 람보르기니가 무르시엘라고, 아벤타도르의 감동을 다시 한번 재현할 수 있을지 기대해 보며 글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디자인해부학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글 / DESIGN ANATO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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