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동차 디자인 해부학입니다.
최근 벤츠 코리아가 7세대 신형 S클래스를 공식 출시했습니다. 토마스 클라인 벤츠 코리아 대표는 “한국은 중국, 미국에 이어 S클래스 판매량 3위를 차지하는 국가”라고 밝히며 국내 시장이 기업 입장에서 얼마나 중요한 위치에 있는지 설명하기도 했죠.



7세대 S클래스는 2013년 공개된 6세대에 이어 약 8년만에 등장한 새로운 플래그십입니다. 오랜기간 준비한 만큼 후륜조향, 더욱 정교해진 에어백 시스템 그리고 가상현실(AR) 헤드업 디스플레이까지 벤츠의 기술력이 총망라되어 있습니다. 프리미엄 및 럭셔리 시장의 기준이 되는 차량 답게 격이 다른 첨단 기능들이 적용되었죠.

하지만 이와 다르게 디자인에 있어서는 좀처럼 예전과 같은 열광적인 반응을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6세대 S클래스의 내, 외관 디자인은 아직까지도 ‘레전드’로 여겨지고 있는데, 그동안 중후한 이미지가 강했던 S클래스에 대한 인식이 완전히 새롭게 바뀐 계기가 되었죠. 특히 인테리어 디자인은 지금봐도 세련되고 미래지향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지던 S클래스 디자인에 대한 평가에 슬슬 찬물이 끼얹어지고 있습니다. 예전과 같지 못하다는 평이 속속 등장하고 있죠. 오늘 자동차 디자인 해부학 시간에는 새로운 S클래스 디자인을 살펴보며 현재 디자인이 탄생하게 된 이유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벤츠 디자인에 관심이 많은신 분들은 벤츠 관련 기사에서 ‘센슈얼 퓨리티(Sensual purity)’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하는 것을 보셨을 겁니다. ‘Sensual’은 ‘감각적인’이라는 뜻을 지니며, ‘Purity’는 ‘순수함’을 의미합니다. 이를 합치면 말 그대로 ‘감각적인 혹은 관능적인 순수함’이라는 새로운 뜻이 나오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벤츠 디자인의 기둥이 되는 디자인 철학입니다.

이번 S클래스 디자인의 변화 역시 이 디자인 철학과 관련이 깊은데, 센슈얼 퓨리티를 차량 전체에 더욱 확대 적용했기 때문입니다. 이를 더욱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서는 현행 벤츠 디자인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A세단 콘셉트’를 살펴봐야 합니다. 삼각형 기조의 라이트 디자인과 깔끔한 측면 디자인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모델이 바로 A세단 콘셉트이기 때문입니다.

2017년 공개된 A세단 콘셉트는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디자인 요소가 적용된 모델이었습니다. 그 중 가장 큰 특징은 앞에서도 언급한 삼각형의 라이트 디자인이죠. 차량의 후면부에서 그 형태를 뚜렷하게 볼 수 있으며, 이전 CLA클래스와 비교해보면 변화의 정도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죠.

사실 삼각형은 디자인에 있어서 다소 기피되는 조형 요소라 할 수 있습니다. 시각적으로 불안정한 느낌을 주며 면의 활용도가 떨어지는 것이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인데, 벤츠는 이러한 리스크를 감안하고 삼각형의 테일 라이트 디자인을 만들어냈습니다. 왜 벤츠는 이와 같은 도전을 펼친 것일까요.

벤츠는 A세단 콘셉트의 후면 디자인을 두고 ‘간격의 감소’라는 다소 복잡한 설명을 내놓았습니다. 쉽게 풀이하며 선과 선 사이의 간격, 면과 면 사이의 간격을 줄이겠다는 뜻으로, 불필요한 선과 면은 모두 생략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삼각형은 이들이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도형인 것이죠.

벤츠는 불필요한 것을 지워내는 과정을 통해 자신들이 염원하던 ‘순수한’ 디자인을 만들어낼 수 있었습니다. 최종적인 형태가 심미적인 측면에서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떠나 이들이 만들어낸 디자인에는 분명한 이유와 목적이 담겨 있는 것입니다. 또한 이를 위해 리스크가 큰 삼각형을 적극 활용하는 모습에서 벤츠의 강단 또한 엿볼 수 있죠.

이렇게 브랜드의 깊은 뜻이 담긴 삼각형 디자인은 기업을 대표하는 S클래스에서도 그대로 이어졌습니다. 여기에 두 테일라이트를 이어주는 볼드한 크롬 라인까지 더해져 고급스러운 느낌이 더욱 부각되고 있죠. 하지만 센슈얼 퓨리티의 순수함을 더욱 부각시키는 디자인은 비단 후면에만 국한되지 않는데요, 신형 S클래스의 측면 역시 동일한 목적 하에 새롭게 디자인되었습니다.

신형 S클래스를 측면부를 보시면 벨트라인 부근을 지나가는 날카로운 라인이 헤드라이트와 테일라이트를 이어주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벤츠 디자인의 총괄책임자, 고든 바그너는 이를 ‘캣워크 라인’이라 부르고 있는데, 이는 2017년 공개된 벤츠의 디자인 조각품 ‘에스티틱 A’에서 파생된 디자인입니다. 에스테틱 A 는 향후 브랜드의 디자인 비전이 담긴 조각품이었죠.

벤츠는 새로운 캣워크 라인을 통해 측면의 순수함을 더욱 부각시켰습니다. 이전 세대 S클래스의 캐릭터 라인이 도어 핸들 하단에 배치되어 그래픽적인 느낌을 강조한 반면, 새로운 캣워크 라인은 벨트라인과 가깝게 배치되어 그 존재감이 상대적으로 미미할 뿐만 아니라 측면의 은은한 불륨감이 더욱 강조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벤츠는 자사의 디자인 철학, 센슈얼 퓨리티를 더욱 선명하게 드러내기 위하여 S클래스의 디자인을 매우 큰 폭으로 변화시켰습니다. 물론 현재 신형 S클래스의 디자인은 전 세대 대비 호불호가 더욱 극명하게 갈리고 있지만, 벤츠의 뜻을 더욱 명확하게 전달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입니다. 과연 벤츠가 현재의 디자인을 더욱 발전시켜 대중성까지 완벽한 수준에 이를 수 있을지 기대해보며 글 마치겠습니다. 자동차 디자인 해부학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글 / DESIGN ANATO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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