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여러 기업들이 앞다투어 친환경, 지속 가능성을 외친다. 과거 단지 가파른 성장에만 집중했다면 지금은 환경과 발맞춰 가는 산업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일례로 전동화 시대를 앞당기고, 재활용 소재를 적극 사용하고 있다.

소비자 역시 구매 단계에서 심미성, 편의성 등을 넘어 친환경성을 고려한다. 사회와 문화 발전을 통해 소비에 대한 의식 수준이 높아진 것. 각종 기후변화 등 환경 파괴의 결과가 살결로 느껴지는 요즘 친환경은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외면할 수 없는 당면 과제다.

세계적인 스포츠 의류 기업 아디다스 역시 이러한 산업 환경의 체질 변화를 빠르게 감지하고 행동으로 실천하고 있다. 2015년부터 환경 단체 Parley for the Ocean과 협력해 재활용 자재로 제작한 컬렉션을 선보이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 골프 분야에서도 프라임 그린Prime Green 캠페인을 열고 2024년부터 재활용 소재 활용 100%를 다짐했다.

이렇듯 친환경의 문을 적극 두드리고 있는 아디다스는 올해 초 바다 한가운데 테니스 코트를 띄우는 이색적인 이벤트를 개최했다. “열심히 지속 가능성을 외치고 있는 와중에 갑자기 바다 위 코트라니?”. 다소 황당하다. 이벤트가 끝난 뒤에는 또 하나의 산업 폐기물로 전락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아디다스의 생각은 짧지 않았다. 사실 이색적인 테니스 코트 이벤트는 지속 가능성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기획됐다. 코트는 앞서 언급한 Parley for the Ocean과 협력해 제작했다. 바다에서 수거한 폐플라스틱 등 해양 쓰레기가 주 소재.

코트를 띄운 장소는 호주 대표 명소 중 한 곳인 그레이트 베리어 리프Great Barried Reef였다. 호주 오픈 테니스 대회에 맞춰 바다 위 테니스 코트 이벤트를 기획한 것. 해양 쓰레기로 만든 코트를 다시 바다 위로 띄운 것이 아이러니하지만 해양 쓰레기의 활용 방법과 가치를 함축적으로 드러낸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당시 이벤트를 기념하기 위해 카누 선수 제스 폭스Jess Fox, 럭비 리그 선수 네이선 클리어리Nathan Cleary, 모델 스태프 클레어 스미스Steph Claire Smith 등 여러 분야의 스타가 코트 위 복식 게임을 펼쳤다. 특히 바다에서 회수만 공만 사용한 것이 특징. 이색적인 이벤트와 함께 아디다스는 Parley for the Oceans와 협력한 최신 컬렉션을 국가 유산으로 보호받는 퀸즐랜드 해양 공원에서 선보이기도 했다.

이렇듯 아디다스는 현재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있다. 아디다스 태평양 지역 수석 이사 섀넌 모건Shannon Morgan은 “현재 아디다스는 폐플라스틱 근절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2024년까지 버진 폴리에스터를 재활용 폴리에스터로 교체할 것”이라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다양한 파트너십을 구축할 예정”이라며 “경쟁보다 협업에 초점을 두고 지속 가능한 솔루션을 모색할 것”이라 전했다. Parley for the Oceans의 창립자 시릴 거슈Cyrill Gutsch 역시 “아디다스의 이색적인 테니스 코트 이벤트가 플라스틱의 환경 파괴에 대한 전 세계인의 관심을 촉구하길 기대한다”며 환경 오염에 대한 진정성 있는 태도를 강조했다.

최근 한 언론사는 ‘그물로 80kg을 건져올리면 60kg이 해양 쓰레기’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대한민국 서해 바다의 현 상황이다. 환경파괴의 결과는 이제 일상 코앞까지 다가왔다. 아디다스의 독특한 테니스 코트 이벤트를 단지 흘려 지나가듯 볼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 이제는 너무 진부한 표현이 돼 버렸지만, 현 상황에서 다시 한번 되새겨야 하는 표현이 아닌가 싶다. 파괴된 환경을 되돌리기에 이미 늦었을지 모르지만, 어쩌면 오늘이 지구를 건강하게 되살릴 수 있는 첫날이 될 수도 있다. 환경을 살리기 위한 전 세계적인 움직임에 동참해 보자.

글 / DESIGN ANATO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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