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캐딜락은 매우 미래지향적인 차량을 공개했습니다. 바로 캐딜락 ‘에어라(Aera) 컨셉입니다.’ 사실 이 모델은 2010년 캐딜락이 ‘로스앤젤레스 오토쇼 디자인 챌린지(Los Angeles Auto Show Design Challenge)’에 참가하려고 제작한 컨셉인데요, 메르세데스-벤츠, 혼다, 닛산, 토요타 그리고 마이바흐 등 쟁쟁한 브랜드들 사이에서 캐딜락은 당당하게 우승을 거머쥐었습니다.

당시 7회째를 맞이한 로스앤젤레스 오토쇼 디자인 챌린지의 주제는 ‘1,000파운드의 차량을 만드는 것’ 이었습니다. 1,000파운드는 약 453kg으로서, 엄청난 경량화가 이번 주제의 핵심이었습니다. 더불어 고성능과 편안한 주행성능을 가진 4인승 차량이어야 했습니다.

이에 따라 캐딜락 디자이너들은 브랜드의 럭셔리가 묻어나는 2+2 쿠페 형식의 작은 도시형 차량을 기획하였습니다. 당시 프로젝트의 수석 디자이너였던 ‘주시 티몬넨(Jussi Timonen)’은 “이번 작업에서 예술과 과학이 결합한 캐딜락 특유의 디자인 철학을 입히고 싶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대회 주제에 맞는 디자인을 만드는 동시에 환경에 최소한의 영향을 주는 친환경적인 차량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캐딜락 에어라 컨셉에는 일반적인 파워 트레인이 아닌 매우 새로운 방식이 탑재되었습니다. 자체 무게만 해도 100kg이 기본적으로 넘어가는 내연 기관을 이번 주제에 쓰기에는 무리였기 때문입니다.


캐딜락이 선택한 파워 트레인은 바로 ‘공기’였습니다. 에어라는 고효율 공압 드라이브 시스템을 통한 압축 공기로 구동하게 되는데요, 이를 위해 차량 내부에는 10,000psi의 공기 저장 탱크가 설치되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에아라는 무려 1,000마일, 약 1600km에 해당하는 주행거리를 자랑했습니다.

차량 외부는 일반 금속 기반의 패널 대신 폴리머 소재가 사용되었습니다. 유연한 폴리머 스킨을 통해 공기 역학을 최적화할 수 있었습니다. 스킨 안쪽에는 가압된 공기 셀들이 설치되었는데, 이 셀은 나사가 화성 탐사 로봇(Mars Rover)의 에어백을 위해 개발한 초경량의 소재로 제작되었습니다.

에어라의 바디 구조 역시 새로운 방식으로 만들어졌습니다. 3D 격자형 모노 프레임 구조로 디자인된 차체는 매우 유기적인 형상을 하고 있는데요, 프런트에서부터 리어까지 끊임없이 하나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프레임은 합금 소재로 제작되었으며 반고체 형식의 생산공정(semi-solid freeform manufacturing)을 통해 부드러우면서도 매우 강한 내구성을 갖게 되었습니다.

실내도 독특한 방식으로 디자인되었습니다. 넓은 수납공간은 격자 프레임과 통합되어 있어 공간 활용도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렸으며 좌석은 탑승자에 맞게 완전히 조정될 수 있도록 만들어졌습니다. 에어라의 스티어링 휠은 조향 기능과 서스펜션 기능이 하나로 합쳐진 ‘올-인-원(All in One)’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습니다. 특히 내부에는 2개의 수화물을 위한 여분의 공간도 존재하여 첨단 시스템을 통한 경량화와 사용자의 편의 모두 꼼꼼하게 고려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렇게 캐딜락은 대회 출품을 위한 모델임에도 실제 컨셉을 만들듯 많은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아트센터 콜리지 오브 디자인(Art Center College of Design, ACCD)의 운송 기기 디자인(Transportation Design) 학과를 담당했던 ‘스트왈트 리드(Stewart Reed)’는 “이번 대회에 참가한 모든 브랜드들이 훌륭한 컨셉을 제시하였지만, 캐딜락의 에어라가 주제를 가장 잘 실현하고 있는 모델이었다.”라고 말했습니다.

로스앤젤레스 오토쇼 디자인 챌린지는 캘리포니아에 디자인 스튜디오를 둔 브랜드들이 참가하여 디자인 경합을 펼치는 디자인 공모전으로서 LA오토쇼의 연례 행사로 자리 잡았는데요, 캐딜락은 에어라로 우승을 거두며 2005년 이후 총 3번의 우승 기록을 가진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현대도 2011년 제8회 디자인 챌린지에 참가하기도 했습니다. ‘할리우드에 등장하는 차세대 자동차’라는 주제로 이루어진 대회에서 현대는 ‘카운테스 오브 시베리아’라는 컨셉의 차량을 출품했는데요, 현대는 “흡혈귀 부모를 가진 불사신 소녀가 공산주의를 제거하기 위해서 지구에서 가장 위협한 지역인 시베리아에서 전투를 벌인다.”라는 스토리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캐딜락은 에어라를 기점으로 더욱 적극적으로 일자 형식의 거대한 헤드 램프 디자인을 이어갔습니다. 또한 1년인, 2011년에는 ‘시엘 컨셉’과 같은 근사한 모델을 출시하기도 했는데요, 캐딜락의 숨겨진 컨셉카들은 다음 시간에 알아보며 오늘 글 마치겠습니다. 디자인 해부학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