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디자인과 안전,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아 인기를 끌고 있는 브랜드가 있습니다. 바로 볼보로서 스웨덴 기반의 역사 깊은 자동차 브랜드 중 하나입니다. 



볼보는 차량의 안전성에 대한 부분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우수한 성능을 자랑하며, 최근에는 스칸디나비아 감성을 품었다는 평과 함께 디자인적인 부분에서도 많은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이는 안전하지만 뚜렷한 개성은 없는 브랜드로 치부되었던 과거의 볼보와는 완전히 상반되는 모습입니다. 오늘은 볼보 디자인의 혁신을 알린 콘셉트카, 볼보 쿠페 콘셉트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볼보 쿠페 콘셉트는 2012년 볼보의 수석 디자이너로 임명된 토마스 잉엔라트의 손길을 거쳐 탄생했습니다. 토마스 잉엔라트가 부임하기 전 볼보는 경영난으로 인해 포드에서 중국의 지리 자동차로 주인이 바뀌는 등 매우 어수선한 분위기였습니다. 



이러한 분위기는 영국 RCA를 졸업하고 폭스바겐에서 20년간을 근무한 잉엔라트가 영입되면서 서서히 안정화를 되찾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의 손에서 볼보는 현대적으로 재탄생하게 됩니다.

볼보의 과도기적 상황에서 탄생한 모델이 바로 2013년에 공개된 볼보 쿠페 콘셉트였습니다. 이 모델은 볼보에서 잉엔라트가 선보이는 첫 모델이기도 했죠.

그는 볼보 쿠페 콘셉트를 두고 “일반적인 콘셉트 모델에서 느낄 수 있는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은 없다”라고 못 박았습니다. 그에게 있어서 이번 콘셉트는 볼보의 새로운 미래와 비전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 볼보의 디자인을 중심을 바로잡는 모델이었습니다.

잉엔라트는 “자동차 디자인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는 스탠스와 비율부터 새롭게 디자인했으며, 새로운 틀안에서 볼보 디자인을 한 번에 각인시킬 수 있는 디자인 시그니처를 찾으려고 노력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어서 그는 “새로운 볼보 쿠페 콘셉트는 이전의 볼보 이미지를 새롭게 재건하는 모델이며 단지 외적으로 깔끔하고 간결하게 디자인된 차량이 아닌 스칸디나비아 감성만의 가치를 깊이 함유한 모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렇게 볼보 쿠페 콘셉트에는 이전과 다른 방향성을 위한 새로운 디자인 큐가 적용되었지만 그 뿌리는 과거 클래식 모델인 P1800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P1800은 볼보가 1959년 초에 선보인 스포츠카로서, 2+2 시트 기반의 쿠페 모델로 제작되었으며 1961년부터 시작된 출시 초기에는 100마력의 성능을 자랑했고 훗날 120마력까지 향상되었습니다.

디자인적으로 프런트 오버행과 달리 유난히 긴 리어 오버행이 가장 큰 특징이었으며 헤드램프부터 B 필러까지 이어지는 캐릭터 라인이 인상적인 모델이었습니다. P1800은 이후 P1800S, P1800 E 등 다양한 변형 모델로 파생되었으며 1972년까지 총 3,9414대가 판매되었습니다. 

잉엔라트는 “디자이너로서 회사의 과거 유산을 답습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시그니처를 형성해가는 과정은 매우 중요하며 이는 디자이너로서 하나의 의무라고 생각한다”라고 강하게 말하며 과거 볼보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P1800을 영감의 원천으로 삼은 이유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이에 따라 볼보 쿠페 콘셉트는 P1800의 디자인을 그대로 계승했습니다. 리어 휠 아치 중앙 부분에서 끝나는 C 필러의 위치와 프런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긴 리어 오버행 등이 그대로 녹아들어가 P1800과 매우 유사한 프로파일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21인치의 큰 휠과 상대적으로 낮은 후드 제로 섹션이 더욱 스포티한 느낌을 주고 있으며 사이드 미러 하단부터 윈도 전체를 감싸고 있는 얇은 크롬 DLO가 그린 하우스의 실루엣을 더욱 강조하고 있습니다. 

잉엔라트는 P1800의 캐릭터 라인을 볼보 쿠페 콘셉트에서 매우 현명하게 활용했습니다. 기존 헤드램프부터 B 필러까지 뻗어 있는 형식을 그대로 유지하는 동시에 이를 도어 핸들을 기점으로 어깨 라인을 따라 후면으로 연장시켰습니다. 



이 라인은 측면과 후면이 만나는 코어 부분에 위치한 리어 램프를 따라 차량의 하단으로 이동하며 측면의 웨이스트 라인과 다시 만나고 전면의 범퍼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잉엔라트는 기존의 캐릭터 라인을 그대로 녹여내 과거 모델을 오마주 할 뿐만 아니라 현대적인 디자인에 맞게 그것을 훌륭하게 재해석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볼보 쿠페 콘셉트 디자인의 핵심은 완전히 새로워진 전면부 디자인으로서, 크롬 가니시로 고급스러움을 더한 ‘플로팅 그릴’과 함께 볼보의 새로운 시그니처인 T자 형태의 DRL이 적용되었습니다. 

흔히 북유럽의 신화 속 등장하는 토르의 망치에서 영감받아 디자인되었다고 전해지는 새로운 헤드램프 디자인은 단순하지만 이전 볼보에서 느낄 수 없었던 현대적인 감성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범퍼에는 거대한 에어 인테이크와 함께 ㄴ자 형태의 거대한 날개 면이 그릴을 떠받치고 있는 듯한 느낌을 풍기고 있으며 망치 형태의 DRL을 절반으로 자른 듯한 형태로 전면 상, 하부의 통일감을 일궈내고 있습니다.


볼보 쿠페 콘셉트의 새로운 느낌은 인테리어에서도 이어집니다. 도어 패널부터 센터패시아 전체를 가로지는 목재와 대시보드와 시트를 덮고 있는 가죽, 그리고 클러스터와 스티어링 휠 등에 사용된 금속 소재가 조화를 이루어 아늑하면서도 세련된 분위기를 풍기고 있습니다.

특히 두 개의 원형 클러스터가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자극하는 동시에 세로로 길게 디자인된 센터 스크린과 곡선으로 휘어진 양 측면 통풍구 디자인이 콘셉트만의 새로운 느낌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실내 디자인을 담당했던 볼보 그룹 인테리어 디자인 디렉터 로빈(Robin)은 “스칸디나비아 감성은 외관뿐만 아니라 내관에서도 이어지며 특히 센터 수공예로 제작된 크리스털 변속기가 이를 대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서 잉엔라트는 “거대한 센터 스크린, 디지털 클러스터 그리고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같은 첨단 주행 장비로 운전자에게 더욱 원활한 주행 환경을 제공함과 동시에 차분한 인테리어 디자인을 통해 운전자의 주의를 빼앗는 산만함을 최대한 낮추려고 했다”라고 전했습니다.


지금까지 볼보 쿠페 콘셉트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볼보 쿠페 콘셉트에 적용되었던 디자인 큐는 2015년 출시된 XC90에 그대로 적용되었으며 이후 폴스타 브랜드의 첫 모델인 폴스타 1으로 계승되었습니다.



또한 토마스 잉엔라트 역시 볼보 수석 디자이너에서 현재 폴스타의 CEO로서 회사를 이끄는 더욱 큰 인물로 성장했습니다. 과연 전성기를 맞은 볼보와 토마스 잉엔라트의 성장은 어디까지일지 기대하며 오늘 글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글 / DESIGN ANATO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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