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과 모던함이 공존한다

안녕하세요. 자동차 디자인해부학입니다.
지프는 오프로드와 차박을 좋아한다면 자연스레 눈길이 갈 수밖에 없는 브랜드입니다. 뛰어난 온, 오프로드 주행 성능과 특유의 투박하면서도 마초적인 디자인을 통해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기도 합니다. 특히 지프의 대표적인 차량 중 하나인 랭글러의 경우 원형 헤드램프와 7개의 슬롯 그릴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오며 완성도 높은 디자인을 보여주고 있죠.


차별화된 디자인과 강력한 성능을 바탕으로 랭글러는 미국 하드코어 사륜구동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위협하는 강력한 모델이 새롭게 등장했는데, 바로 24년 만에 부활한 6세대 브롱코입니다.

브롱코는 오랜 기간 관련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지만, 과거의 존재감과 인기를 회복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공개 당시부터 큰 화제를 모았고 작년 한 해에만 사전계약 23만 대를 돌파하는 등 엄청난 돌풍을 일으켰죠.

전 세계적인 SUV 트렌드와 합리적인 가격은 브롱코가 높인 인기를 누리는 데 큰 역할을 했지만, 이에 못지않게 세련된 디자인 역시 큰 기여를 했습니다. 분명 랭글러와 같이 거대한 휠과 펜더, 각진 실루엣 등 오프로드 차량 특유의 투박한 느낌을 풍기지만, 이와 동시에 세련되고 모던한 느낌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브롱코 디자인의 핵심은 레트로입니다. 포드는 긴 공백을 깨는 신형 브롱코에 이미 대중들에게 친숙한 과거 디자인을 활용하는 전략을 택했습니다. 특히 과거 모델 중 순수한 오리지널인 1세대에 집중했죠.

브롱코 디자인을 담당했던 파울 레이스 디자이너는 신형 브롱코 디자인에 대해 “1세대와 유사한 정사각형 비율, 짧은 오버행과 넓은 스탠스 등이 특징”이라 밝히며, 오프로드에 최적화된 디자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의 말대로 신형 브롱코 곳곳에서 과거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중 전면부가 레트로 디자인을 또렷이 보여주는데, 원과 사각형으로 이루어진 헤드램프를 얇은 두께로 다듬어 모던한 느낌을 강조했습니다.

또한 측면에는 1세대 모델처럼 평평한 면을 강조하면서도 거대한 펜더를 통해 입체감을 만들어냈습니다. 도어 핸들 위를 지나가는 캐릭터 라인과 탈착식 루프 역시 과거 브롱코의 디자인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는데, 말 그대로 차량 곳곳에 클래식과 모던함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현재 코로나 시대가 장기화 되면서 추억과 향수에 젖게 하는 복고 열풍이 일고 레트로 디자인이 더욱 주목 받고 있습니다. 일례로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G9 사이트에서 작년 한 해 턴테이블과 오디오의 판매량은 각각 168% 및 167% 상승했다고 하는데요. ‘옛것’을 통해 암울한 코로나 시대 속 작은 위안을 얻는 것이죠. 

물론 자동차 개발하는 데 몇 년이 걸린다는 것을 고려할 때 포드가 코로나 시대 속 디자인 트렌드에 맞춰 레트로 디자인을 활용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브롱코의 레트로 디자인은 현 소비 트렌드에 맞물려 큰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습니다. 

과거 디자인을 활용하여 신형 브롱코에 대한 대중들의 심리적 거리감을 줄이고, 코로나 시대 속 위안을 제공한 점은 의도치 않게 포드의 ‘신의 한 수’가 됐는데요. 과연 브롱코가 뛰어난 디자인을 바탕으로 지프의 독주를 막을 수 있을지 기대해보며 글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자동차 디자인해부학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글 / DESIGN ANATO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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