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푸조가 새로운 슈퍼카 컨셉을 공개했습니다. 바로 푸조 ‘오닉스 컨셉(Onyx Concept)’인데요, 오닉스는 Proxima, Oxia, 907 등 다양한 푸조 스포츠카의 뒤를 이를 모델입니다.

이 컨셉의 가장 큰 특징은 독특한 소재의 사용입니다. 당시 푸조의 디자인을 이끌던 Gilles Vidal은 “오닉스는 푸조의 슈퍼카 계보를 잇기 위하여 탄생한 모델로서, 공기역학에 최적화된 라인들을 가지고 있고 이제까지 자동차 업계에서 쓰이지 않았던 새로운 소재와 구조로 디자인되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오닉스의 전장과 폭은 각각 4,650mm, 2,200mm에 이르며 높이는 1,130mm밖에 되지 않는데요, 이는 부가티 치론의 1,150mm 높이보다 낮은 수치입니다. 오닉스에는 푸조의 그간 모터스포츠 경험이 녹아든 3.7 리터 V8 하이브리드 HDi FAP 엔진이 탑재되었습니다. 이 엔진은 차량 중앙 탄소 섬유 쉘에 고정되어 있는데요, 최대 600마력을 발휘할 수 있으며 6단 시퀀셜 기어 박스로 노면에 전달되게 됩니다.

또한 이 엔진을 통해 전체 중량이 1,100kg인 오닉스는 2kg/hp라는 이상적인 무게당 마력비를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차량이 가벼울 수 있었던 이유는 모놀리식 카본 구조로 이루어진 중앙 섀시 덕분인데요, 이 섀시는 오직 12개의 파트로만 이루어져 있으며 프런트와 리어 섀시와 분리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더불어 오닉스의 차체 바닥은 차량과 지면 사이의 공기역학을 최대한으로 활용하기 위하여 F1과 같이 매우 평평하게 제작되었으며 전체가 탄소섬유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이 컨셉에는 푸조만의 새로운 기술이 들어가 있는데, 바로 ‘지능형 HYbrid4 기술’입니다. 제동 중에 손실되는 운동에너지를 복구시키는 이 기능은 손실되는 운동에너지를 리튬이온배터리에 다시 저장시켜 가속에 쓰일 수 있게 하는데요, 이를 통해 최대 80 제동마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오닉스에는 전면 275/30, 후면 345/30의 20인치 휠이 탑재되었으며 전면 380mm, 후면 355mm의 강력한 4개의 카본 디스크 브레이크를 통해 강력한 제동력을 자랑합니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오닉스 디자인의 핵심은 새로운 소재입니다. 외관을 보면 헤드램프부터 차량 중앙까지 금색으로 덮인 패널을 볼 수 있는데, 이 부분은 금속이 아니라 ‘동판’으로 제작되었습니다. 그 이외 부분은 섀시와 같은 탄소섬유로 만들어졌는데요, 엄청난 광택을 보여주는 동판 부분과 무광의 검은색 탄소 섬유가 서로 대비를 이루면서 시각적인 재미를 만들고 있습니다.

장인의 손길로 제작된 이 동판은 계속 금색으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시간에 따라 푸른 녹이 생기게 됩니다. 푸조 디자이너들은 이러한 자연의 현상을 디자인으로 영리하게 이용했으며 녹을 숨기는 것이 아닌 마치 차량의 페인트처럼 사용했습니다. 또한 가공된 소재가 아닌 날 것 그대로를 사용함으로써 차량이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디자인하였습니다.

헤드 램프를 가로질러 프런트 하단으로 날카롭게 떨어지는 동판은 푸조의 시그니처 디자인 요소인 ‘사자 발톱’을 형상화하여 디자인되었으며 프런트 하단 LED와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리어램프 역시 발톱 모양에서 영감받아 제작되었으며  3겹의 입체적인 구조로 단조로운 리어 디자인에 적절한 포인트를 주고 있는데요, 램프 위쪽에는 사이드 캐릭터 라인과 이어지는 공기역학적 수직핀도 설치되어 있습니다.

오닉스의 루프 디자인 역시 동판과 함께 이번 디자인의 핵심 포인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컨셉의 루프는 과거 RCZ 모델과 같이 ‘이중 버블(Double-Bubble)’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RCZ의 루프를 보면 두 개의 볼록한 면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이와 같이 유선형의 부드러운 이중버블 루프는 날카로운 엣지를 가지고 있는 동판 면과는 다르게 따뜻하고 아늑한 느낌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특히 루프와 창문은 ‘PMMA (PolyMethyl MethAcrylate)’라는 소재로 제작되어 매우 강력한 내구성을 자랑합니다. 또한 소재 특유의 투명성을 이용하여 시선이 자연스럽게 동판에 집중되도록 하여 차량의 높이가 더욱 낮아 보이게끔 의도했습니다.

오닉스의 문이 열리는 방식 또한 매우 독특한데요, 일반 쿠페형 차량의 형식을 채택했지만 문이 프런트 휠까지 이동하여 열리는 것이 큰 특징입니다. 이는 두 가지 단계(Two-Movement Kinematics)로 이루어지는데, 첫 번째 단계에서는 도어 패널의 동판이 나머지 부분과 분리되고 두 번째 단계에서는 도어의 회전축이 바퀴 쪽으로 이동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푸조는 전에 볼 수 없었던 더 넓은 개방감을 만들어냈으며, 문이 열렸을 때 도어 패널 안쪽의 디자인과 내부 인테리어가 더욱 부각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이러한 푸조만의 새로운 디자인은 실내에서도 이어집니다. 오닉스의 인테리어 디자인 컨셉 중 하나는 끊김 없이 하나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대시보드와 센터 콘솔, 그리고 심지어 시트까지 모든 요소가 일체형으로 제작되었으며 스티칭까지 없애버렸습니다.

여러 부품이 필요 없는 일체형의 구조 덕분에 오닉스는 더욱 경량화될 수 있었는데요, 겉으로 드러나 있지는 않지만 내부의 모든 요소들은 외부 패널과 동일하게 탄소섬유로 제작되었으며 본연의 기능은 물론 방음 기능까지 들어가 있습니다.

인테리어 전반을 덮고 있는 소재는 양모(Wool)를 기반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완벽한 단열 효과를 만들었으며 제습 효과도 있어 실내 공기 질 향상에 많은 도움을 주는데요, 푸조는 이 소재가 100% 재활용이 가능한 매우 친환경적인 소재라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다른 부분과 다르게 대시보드는 다른 소재로 만들어졌습니다. 바로 ‘뉴스 페이퍼 우드(Newspaper Wood)’라는 신소재입니다. 이 우드는 이름 그대로 신문을 다시 가공하여 만들어지며 표면에는 신문의 글씨도 나타나 있는데요, 이 대시보드 위에는 헤드 업 디스플레이가 위치하고 있습니다.

엔진 작동 스위치를 포함하여 주행에 필수적인 기능을 컨트롤하는 버튼들은 모두 천장의 알루미늄 토글스위치 패널 안에 담겨 있으며 여분의 디스플레이가 추가로 설치되어 후면의 시야를 더욱 넓혔습니다.

지금까지 푸조가 8년 전에 선보인 오닉스 컨셉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매 순간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는 푸조답게 이번에는 동판과 같이 자동차 산업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소재를 적극 사용하며 자동차 디자인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과연 오닉스와 같은 새로운 컨셉이 계속 등장할지 기대하며 오늘 글 마치겠습니다. 디자인 해부학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