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원-오프 모델의 등장
SP48 유니카
안녕하세요. DA입니다.
75년의 시간 동안 세계 최고 슈퍼카 자리를 지켜온 페라리. 깊은 역사를 자랑하는 만큼 첨단 기술력을 보유하고 높은 상품성 자랑하는데요. 관련 시장에서도 압도적인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죠.
F1 팀 스쿠데리아 페라리, F8 트리뷰토를 앞세운 V8 라인업, 차기 모델이 기대되는 V12 라인업 그리고 2022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수상을 일궈낸 SP3 데이토나가 포함된 아이코나 시리즈까지 페라리는 다양한 라인업을 구축하며 다각적으로 경쟁력을 높여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페라리는 또 하나의 특별한 라인업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오늘의 주제가 되는 SP48 유니카가 속한 원–오프 시리즈입니다. 이 시리즈를 통해 오직 단 한 명의 고객에게 세상에 단 한 대뿐인 특별한 페라리를 제공합니다.
지난 2020년 9월 오몰로가타(Omologata) 공개 이후 한동안 잠잠하던 원–오프 시리즈는 최근 SP48 유니카 출시를 통해 다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SP48 유니카는 F8 트리뷰토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된 2인승 스포츠 베를리네타인데요.
F8에 대한 오마주와 공격적이고 날렵한 인상을 지닌 SP48 유니카는 페라리의 원–오프 시리즈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성을 단번에 보여줍니다. 최첨단 생산 공정을 바탕으로 기존 디자인을 한층 더 미래지향적으로 다듬어 희소성의 가치를 높인 것이죠.
페라리는 SP48 유니카 디자인에 있어 절차적 매개변수 모델링과 3D 프로토타이밍 기술을 광범위하게 활용했다고 밝혔습니다. 전자는 치수 값이 수정되는 즉시 모델 형상을 변경할 수 있는 모델링 프로세스를 의미하며, 후자는 적층 공법을 가리키는데요.
두 기술이 적용된 대표적인 곳은 차량 전면부. 페라리 스타일링 센터의 디자이너들과 마라넬로의 엔지니어들은 두 기술을 통해 전면 그릴과 엔진 공기 흡입구를 완전히 새롭게 설계했습니다. 단단한 덩어리를 손수 깎아 만든 것처럼 매끄러운 연속성과 역동적인 유동성을 지닌 3D 그릴을 만들어낼 수 있었죠.
SP48 유니카 디자인의 또 다른 진가는 차량 상부에서 나타납니다. 페라리는 후면창을 없애고 측면창의 크기를 줄여 바이저 효과를 극대화했습니다. 또, 루프 중앙부를 두각 시켜 SP48 유니카 디자인의 핵심 기조인 면의 대칭성과 선의 교차성을 강조했습니다.
차량 상부가 드러난 사진 속에서 두 부분으로 분할된 루프를 볼 수 있으며, 루프 라인이 후면부에서 공기 흡입구로 바뀌고 센터 라인이 스포일러로 전환되는 교차성을 확인할 수 있죠.
이러한 스타일링은 미학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기능적인 차원에서도 큰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차량 후면에 깊은 그릴을 적용함에 따라 페라리 엔지니어들은 측면창 바로 뒤쪽에 인터쿨러를 설치할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측면 흡입구의 크기를 줄일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 길어진 리버 오버행을 통해 더 많은 다운 포스를 만들어낼 수 있었죠.
이렇듯 SP48 유니카는 ‘세상에 단 한 대’라는 마케팅적인 가치를 넘어 페라리의 첨단 제조 공법과 디자인 역량을 대변하는 차량입니다. 디자인도 막연히 기존과 차별화되는 새로운 형태를 추구하는 것이 아닌 생산 공법, 미학 그리고 기능성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형태를 지향했죠.
이러한 페라리의 노력이 있었기에 원–오프 시리즈의 가치가 더욱 빛나는 것이 아닌가 싶은데요. 과연 다음 원–오프 모델에서 또 어떤 놀라움을 안겨줄지 기대하며 글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글 / DESIGN ANATO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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