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DA 리포트입니다.
기존 내연기관과 달리 후드 하단 공간의 활용도가 높은 전기차는 대부분 프렁크(Frunk)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엔진이 없어진 자리를 수화물 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인데, 전체적인 적재 용량을 늘려주는 매우 실용적인 공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메르세데스 벤츠 혹은 BMW 등 기존 프리미엄 브랜드와 경쟁을 펼칠 예정인 루시드 모터스의 루시드 에어는 매우 넓고 깊은 프렁크 용량을 보유하여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루시드 에어의 프렁크 용량은 무려 280리터로서, 앞-뒤 트렁크 합산 용량은 739리터에 달합니다.
이처럼 넓은 적재 공간은 일상생활에서의 높은 실용성 뿐만 아니라 차량의 마케팅에 있어서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루시드 모터스는 이미 루시드 에어를 동급대비 가장 넓은 수화물 공간을 자랑하는 모델이라 홍보하고 있는데, 프렁크라는 요소가 차량의 훌륭한 셀링 포인트로 작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태생적으로 순수 전기차이며 실용성이 더욱 강조되는 SUV임에도 불구하고 프렁크가 없는 모델이 있습니다. 바로 캐딜락의 첫 순수 전기차 리릭입니다. 작년 8월 관련 콘셉트가 공개되고 이번 4월 공식 공개된 리릭은 캐딜락의 모회사인 GM의 2030년까지의 완전 전동화 계획에 따라 제작된 전기차입니다.
현재 리릭은 콘셉트를 그대로 계승한 세련된 디자인, GM 얼티움 플랫폼을 기반으로 340마력과 440Nm의 토크를 발휘하는 성능, 그리고 100kWh 용량의 배터리를 통한 최대 483km에 달하는 주행거리 등 디자인과 성능 측면 모두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 캐딜락의 아이덴티티를 살리면서도 전기차만의 디지털하고 첨단의 감성을 전달하는 디자인은 많은 호평을 받고 있죠.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리릭에서는 프렁크 공간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전장이 4,996mm에 달하는 큰 차체 크기에도 불구하고 관련 공간의 활용도를 포기한 것인데, 사실 이는 차량의 구조적인 문제로 인한 불가피한 선택이 아닌 캐딜락이 의도적으로 없애버린 것입니다.
이에 대해 리릭 제작을 담당했던 캐딜락의 수석 엔지니어 제이미 브루어(Jamie Brewer)는 “리릭을 설계하는 초기부터 차량 전방 적재 공간보다는 전통적인 트렁크 공간 확보에 집중했다”라고 밝혔습니다. 차량 기획 단계에서부터 프렁크 공간을 크게 고려하지 않은 것인데, 제이미 브루어는 “프렁크가 없음에도 리릭은 경쟁 모델과 비교하여 가장 높은 적재 용량을 자랑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캐딜락은 고급 SUV 성격을 띠는 리릭의 경쟁모델로 아우디 e-tron과 재규어의 i페이스를 언급했으며, 리릭이 프렁크와 트렁크를 모두 갖춘 두 모델 보다 적재공간이 넓다고 전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리릭의 기본 트렁크 용량은 약 792리터입니다. 이는 아우디 e-tron의 807리터보다 적은 용량이지만 재규어 i페이스의 716리터보다는 높습니다.
리릭의 기본적인 트렁크 용량은 두 모델에 비해 월등히 넓은 편은 아닙니다. 하지만 캐딜락은 2열 폴딩 시 수화물 공간에는 매우 큰 차이가 있음을 전했는데, 2열을 접을 시 리릭의 적재 용량은 1,721로 대폭 확장됩니다. 이는 아우디의 1,599리터 및 재규어의 1,444리터보다 높은 수치입니다.
추가적으로 아우디 e-tron의 프렁크 용량은 약 60리터이며, 재규어 i페이스는 26.9리터 입니다. 결과적으로 두 모델 각각 프렁크와 2열을 모두 접을 시의 트렁크 공간을 모두 합쳐도 리릭에 못미치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인데, 프렁크 대신 전통적인 트렁크 공간에 집중한 캐딜락의 전략이 일정 부분 성공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끝으로 현재 캐딜락은 2022년 1분기에 미국 테네시 주에 위치한 GM의 스프링 휠(Spring Hill) 공장에서 리릭을 생산할 계획이며 기본 가격은 59,990달러부터 시작한다고 밝혔습니다. 과연 디자인부터 공간 활용도까지 여러 장점들을 보유한 리릭이 전기차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 기대해보며 글 마치겠습니다. DA 리포트였습니다. 감사합니다.
글 / DESIGN ANATO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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