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동차 디자인해부학입니다.
흔히 자동차 브랜드는 콘셉트카를 통해 자신들의 비전과 개성을 표현합니다. 때론 양산차에 적용될 수 없는 과감하고 대범한 디자인을 선보이기도 합니다. 브랜드의 정체성을 최대한으로 부각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차를 디자인하는 것이죠.



하지만 사실 콘셉트카 말고도 자동차 기업이 과감한 디자인을 펼칠 수 있는 기회는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가상의 게임 공간인데요. 디자인을 제한하는 현실적인 법규가 없는 게임 세상은 그야말로 모든 디자인 역량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어쩌면 향후 양산형 디자인을 고려해야 하는 콘셉트카보다 어떠한 제약도 없는 게임 속 차량이 각 브랜드의 디자인 정체성을 더욱 뚜렷이 보여준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자동차 디자인해부학은 대표적인 자동차 게임 ‘그란투리스모’ 속 눈길을 사로잡는 여러 차량을 소개할 예정인데요. 오늘 그 첫 번째 시간에는 벤츠의 ‘비전 그란투리스모 콘셉트’ 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디자인의 핵심이 되는 3가지 키워드

2013년 공개된 비전 그란투리스모 콘셉트는 그란투리스모 탄생 1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제작된 가상의 스포츠카입니다. 벤츠만의 우아한 자태를 힘껏 드러내는 이 콘셉트는 극한의 비율, 관능적인 윤곽 그리고 정밀한 그래픽 총 3가지 키워드를 바탕으로 디자인됐습니다.

세 가지 키워드 중 극한의 비율을 먼저 살펴보면, 비전 그란투리스모 콘셉트는 긴 후드와 액슬 투 대시 길이를 통해 전형적인 2도어 쿠페의 실루엣을 갖추고 있습니다. 특히 긴 휠베이스와 리어 오버행, 반대로 짧은 프런트 오버행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데, 벤츠는 세 요소의 결합이 차량의 빠른 속도감을 시각화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마치 늘씬한 치타가 뒷다리를 최대한으로 펼치고 달리는 모습이죠.

하지만 극한의 비율만으로는 브랜드 고유 디자인을 표현하기 부족했습니다. 이를 위해 벤츠 디자이너들은 브랜드 특유의 우아하고 순수한 형태를 원했고, 차량 전체에 엄청난 볼륨감을 적용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두 번째 키워드 ‘관능적인 윤곽’입니다.

‘관능적인(Sensual)’이라는 단어는 ‘육감적인, 풍만한’이라는 뜻을 품고 있습니다. 이를 반영하듯 비전 그란투리스모 콘셉트의 펜더는 엄청난 근육질을 드러내는데, 볼륨감이 풍부한 것을 넘어 넘쳐흐르고 있습니다. 브랜드의 디자인 철학 센슈얼 퓨리티 중 센슈얼(Sensual)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있죠.

마지막은 정밀한 그래픽입니다. 벤츠가 정밀한 그래픽이라는 키워드를 추가한 것 역시 브랜드 철학 때문인데, 센슈얼 퓨리티는 관능적인 형태를 추구하는 동시에 첨단 기술력의 공존을 목표로 하기 때문입니다. 정밀한 그래픽은 이중 첨단 기술력을 상징하는 것인데요.

그릴부터 살펴보면, 전체적인 형태는 1952년 멕시코에서 열린 제3회 카레라 파나메리카나(Carrera Panamericana)에서 영광스러운 승리를 거둔 전설적인 300 SL 레이싱카를 연상시킵니다. 하지만 벤츠는 여기에 LED 조명을 적용해 클래식한 디자인에 현대적인 감각을 입혔습니다. 여러 LED가 다양한 라이트 패턴을 만들내고 있죠.

정밀한 그래픽은 후면 디자인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매끄러운 면과 대비를 이루는 8개의 머플러가 배치된 것인데, 긴 리어램프가 이 사이를 관통하고 있습니다. 기하학적 형태의 머플러는 부드러운 볼륨과 대비를 이루며 디자인을 다채롭게 꾸미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디자인과 함께 비전 그란투리스모 콘셉트는 강력한 성능을 자랑합니다. 차량에는 AMG V8 바이터보 엔진이 탑재되어 최대 588마력과 800Nm의 토크를 발휘하고, AMG 스피드시프트 DCT 7단 변속기를 통해 노면으로 전달됩니다.



더불어 차량은 알루미늄 스페이스 프레임 바디와 탄소 섬유 부품으로 이루어져 1,385kg의 가벼운 중량과 2.4kg/hp의 중량 대 마력비를 선보입니다. 또한 전, 후 무게 배분은 46:54로 이상적인 벨런스를 자랑합니다.   

지금까지 벤츠의 비전 그란투리스모 콘셉트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벤츠는 양산 디자인에서 해결하지 못한 갈증을 해소하듯, 이번 콘셉트에서 자신들의 뛰어난 디자인 역량을 쏟아부었습니다. 이렇기에 8년이 지난 지금도 세련돼 보이는 것이 아닌가 싶은데요. 과연 앞으로도 벤츠가 비전 그란투리스모 콘셉트처럼 가슴을 설레게 디자인을 선보일지 기대해보며 글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자동차 디자인해부학이였습니다. 감사합니다.

 

글 / DESIGN ANATO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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