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DA 리포트입니다.
현대자동차가 점차 복고 디자인의 ‘맛집’ 되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2019년 포니 쿠페 콘셉트 45주년을 기념하는 45 EV를 공개한 이후 전기차 전용 브랜드 아이오닉에서 레트로를 표방하는 디자인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습니다.



요즘 현대자동차 관련 기사 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파라메트릭 픽셀’이라는 새로운 조형 요소 역시 아날로그 감성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이 디자인에 대해 현대자동차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픽셀은 이미지 디스플레이를 이루는 가장 작은 단위다. 과거 가전제품의 해상도가 낮았던 시절에는 픽셀이 눈에 보일 정도로 컸다. 비록 지금은 기술의 발전을 통해 볼 수 없지만, 분명 그 시절을 겪어온 분들이라면 픽셀에서 레트로한 감성을 느낄 것이라 생각한다.”

이렇게 복고 감성을 지닌 파라메트릭 픽셀 디자인은 2020년 아이오닉 5가 공식적으로 출시되면서 빛을 봤습니다. 이후 현대자동차는 프로페시, 세븐 콘셉트 등에 픽셀 디자인을 적극적으로 적용하며, 과거와 미래의 융합을 그려내고자 하는 의지를 계속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복고에 대한 현대의 열정은 비단 아이오닉 브랜드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그동안 싸여 있던 한을 풀어 내기라도 하듯 ‘헤리티지 시리즈’를 통해 더욱 과감한 레트로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는데요. 양산차 디자인에서 피치 못하게 희석돼 버린 ‘진짜’ 레트로 디자인이 무엇인지 보여주기라도 하듯, 과감한 방식으로 신과 구를 연결하고 있습니다.

특히 ‘레트로 퓨처리즘’이라는 디자인 컨셉 아래 클래식한 형태와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의 대비를 더욱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는데요. 분명 멀리서 보기에는 과거와 동일한 모양새지만, 조금만 가까이서 봐도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첨단 기술과 디자인이 적용돼 있습니다.

헤리티지 시리즈는 포니로 그 시작을 알렸습니다. 지난 5월 공개된 헤리티지 시리즈 포니는 과거 1970년대 포니를 참고한 형태가 아닌 그때 당시 디자인을 그대로 차용했습니다. 현대자동차는 1세대 포니를 분해해서 첨단 기능들을 추가한 다음 다시 재조립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설명했는데요.

차량의 모든 램프는 픽셀로 대체됐습니다. 사이드 몰딩에도 동일한 디테일이 적용돼 통일성을 높였습니다. 오리지널 포니가 그대로 담긴 외관과 달리 내부는 퓨처리즘에 입각해 완전히 새로운 분위기를 풍깁니다. 하이라이트는 단연 진공관 스타일의 클러스터로, 아날로그와 첨단 기술력의 융합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 현대자동차는 터치형 디지털 변속기, 스마트폰 거치대, 음성인식 스티어링 휠 등을 적용해 과거 포니의 흔적을 지워내고 새로운 차량으로 재탄생시켰습니다. 트렁크에는 전동스쿠터까지 탑재해 운전자의 라스트마일까지 신경쓰는 섬세함을 보여줬습니다.

비록 헤리티지 시리즈 포니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양산이 배제된 순수히 ‘쇼카’였지만, 이에 대한 대중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말 그대로 “이렇게만 출시하면 좋겠다”라는 여론이 생성되며, 복고와 퓨처리즘을 과감하게 융합한 현대자동차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쏟아냈습니다.

이러한 기세를 이어 최근 현대자동차는 헤리티지 시리즈의 두 번째 모델, 그랜저를 전격 공개했습니다. 초기 그랜저가 지닌 상징성과 과거 유산의 가치를 새롭게 조명하기 위해 특별히 1세대 모델이 선택됐는데요. 일명 각그랜저라 불리는 1세대가 35년 만에 화려하게 부활한 것이죠.

차량의 외관은 헤리티지 시리즈 포니와 동일하게 클래식한 형태를 바탕으로 픽셀 디자인을 적용해 클래식과 모던함의 융합을 그려냈습니다. 사실 이번 헤리티지 시리즈 그랜저의 핵심을 실내 디자인에 있습니다. 현대자동차 역시 이번 프로젝트의 중점적인 사항은 실내 디자인이라 밝히기도 했는데요.

싱글 스포크 스티어링 휠, 기계식 기어노브 등 당시 그랜저 디자인을 연상시키는 요소들도 남아있지만, 새로운 와이드 디스플레이, 벨벳 소재의 시트 그리고 인피니티 루프 등 다양한 새로운 개념들이 적용됐습니다.

실내 디자인에서 주목할 만한 요소 중 하나는 대시보드 내부가 콘서트홀과 유사한 음향 이론에 맞춰 디자인됐다는 점입니다. 보다 웅장한 사운드를 제공할 수 있도록 설계된 대시보드를 두고 현대자동차는 “실내 자체를 하나의 악기로 재탄생시켰다”라는 설명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차량의 천장에 위치한 인피니티 루프 역시 눈길을 끕니다. 이는 평행 거울을 통해 빛을 반사를 이용하는 디자인으로, 평면적인 천장에 깊이감을 더하는 효과를 불러옵니다. ‘무한’ 이라는 뜻의 ‘인피니티’라는 이름처럼 거울 통해 공간을 확장시킨 것입니다.

이외에도 현대자동차는 현재 자동차 업계에서 잘 쓰이지 않는 벨벳 소재를 활용해 고급감을 높였고, 단지 실용적인 측면만 중요시 됐던 실내의 각 수납공간을 고급스러운 가구와 같이 디자인해 브랜드의 플래그십 그랜저의 위상을 다시 한번 높였습니다.

이처럼 현대자동차는 헤리티지 시리즈를 통해 과거 유산을 재조명하는 동시에 파라메트릭 픽셀과 같은 새로운 디자인 요소를 친숙하게 대중들에게 선보이고 있습니다.

‘복고’ 키워드를 극대화한 헤리티지 시리즈는 중장년층에게는 그 시절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MZ 세대에는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감성으로 다가오고 있는데요. 과연 켈로퍼로 다시 돌아올 새로운 헤리티지 시리즈는 어떤 참신한 디자인을 품고 있을지 기대해 보며 글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DA 리포트였습니다. 감사합니다.

 

글 / DESIGN ANATO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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