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동차 디자인해부학입니다.
최근 아우디가 스포츠카 겸 그랜드 투어러 ‘스카이스피어 콘셉트’를 전격 공개했습니다. 스카이스피어 콘셉트는 고전적인 2도어 쿠페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차량으로, 전기차 시대 속 럭셔리에 관한 아우디의 새로운 비전이 담겨있습니다.

사실 이와 같은 특징은 공교롭게도 벤츠가 5년 전 공개한 이 모델과 정확하게 일치합니다. 바로 ‘마이바흐 6 콘셉트’로서 차세대 럭셔리에 관한 벤츠의 해석이 담긴 2도어 쿠페입니다. 오늘 자동차 디자인해부학 시간에는 과연 벤츠와 아우디가 ‘럭셔리’라는 주제를 각각 어떻게 풀어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옛것과 새것의 조화를 꿈꾼다

우선 먼저 공개된 벤츠의 마이바흐 6 콘셉트입니다. 전장이 5.7미터에 이르는 마이바흐 6 콘셉트는 그 풍채만으로도 압도적인 아우라를 발산합니다. 부드러운 곡선과 풍부한 볼륨감은 이 차가 왜 ‘마이바흐’ 콘셉트인지 분명하게 전달하고 있죠.

엄청난 길이의 후드와 오버행은 마치 과거 호화로운 클래식카를 연상케 합니다. 하지만 메르세데스 벤츠는 마이바흐 6 콘셉트가 단지 고전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디자인이 아니라고 분명하게 말합니다. 오히려 브랜드의 디자인 철학에 따라 고전적인 미를 새롭게 재해석했다고 설명하는데요.

벤츠의 디자인 철학은 ‘센슈얼 퓨리티(Sensual Purity)’로서 순수하고 관능적인 아름다움과 첨단 기술의 공존을 추구합니다. 그리고 벤츠는 이를 극명한 대비, 아름다운 비율 등 6가지의 키워드로 세분화하여 실제 디자인에 적용하는데 마이바흐 6 콘셉트 역시 이를 바탕으로 탄생했습니다.

일례로 전면부의 거대한 그릴과 이와 반대로 매우 얇은 헤드램프는 6가지 키워드 중 ‘극명한 대비’를 확실히 보여줍니다. 당시 디자인을 담당했던 스테판 람은 “헤드램프를 최대한 얇게 만들어 면 분할을 최소화하고 싶었다”라고 밝혔고 “이를 통해 순수하고 관능적인 면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외관과 동일하게 내부 역시 벤츠만의 확고한 철학을 담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인테리어의 가장 큰 특징은 클래식한 형태의 핸들과 계기판, 느릅나무 소재의 패널이 첨단 디지털 디스플레이 및 LED 스트립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점입니다.

벤츠는 이를 기존 아날로그와 첨단 디지털 시대의 공존을 추구하는 ‘하이퍼아날로그(Hyperanalogue)’라고 설명합니다. 클래식한 요소로 탑승자와 유대감을 형성하며 첨단 기술을 통해 더욱 간편한 주행과 편안한 휴식 환경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하이퍼아날로그 디자인은 실내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고전적인 원형 클러스터와 실내 전체를 감싸는 첨단 유리 패널, 전통적인 가죽, 목재 소재와 최신의 조명 스트립의 조화가 이를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이렇게 벤츠는 ‘새로운 럭셔리’라는 주제를 옛것과 새것의 조화를 통해 풀어냈습니다. 내연기관 대신 4개의 전기 모터가 탑재됐지만 여전히 당당히 그 존재감을 드러내는 거대한 그릴이 벤츠의 뜻을 더욱더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디스플레이의 폭만 1.4미터에 이른다

다음은 아우디의 스카이스피어 콘셉트입니다. Horsche 853A에서 영감받은 스카이스피어 콘셉트는 마이바흐 6 콘셉트와 같이 고전적인 2도어 쿠페의 아름다움을 보여줍니다. 여기에 주행 모드에 따라 달라지는 휠베이스가 또 다른 재미 요소를 더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차량의 디자인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아우디가 벤츠와 완전히 다른 길을 추구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스카이스피어 콘셉트는 보다 미래지향적인 성격을 지향하며 이는 차량의 전반에 걸쳐 뚜렷하게 드러나 있습니다.

이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차량의 전면부입니다. 새로운 디스플레이가 전면부 전 영역에 적용됐으며 패널 내부의 LED 패턴이 디자인에 다채로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이와 동시에 내연기관 시대 속 아우디의 상징이었던 싱글프레임 그릴의 존재감은 낮아졌습니다.

아우디는 디지털 패널 위, 아래로 스트럿을 배치해 싱글프레임 그릴의 아웃라인만을 드러냈습니다. 내연기관 시대의 전유물인 그릴 대신 전기차 시대 속 현대적인 감성을 전달할 수 있는 디지털 패널에 더욱 집중한 것입니다.

차량의 실내는 더욱 파격적인 변화를 보여줍니다. 마이바흐 6 콘셉트와 동일하게 스티어링 휠이 배치됐지만 이마저도 그랜드 투어러 모드에서는 사라집니다. 대신 실내의 모든 기능은 아르 데코 양식으로 디자인된 디지털 디스플레이를 통해 통제됩니다.

특히 실내 전면 전체에 적용된 폭 1.4미터의 거대한 디스플레이는 클러스터와 인포테먼트 기능을 모두 수행합니다. 한발 더 나아가 인터넷, 화상 회의 기능을 제공하며 향후 아우디는 음악 및 비디오 산업과 제휴를 맺어 콘서트와 같은 문화 행사 등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최종적으로 새로운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하고 탑승자에게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경험을 선사하는 것이 핵심 목표입니다.

이렇게 아우디는 첨단 기술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럭셔리를 그려냈습니다. 내외관 모두 새로워졌고 내연기관 시대의 흔적은 완전히 사라지다시피 했습니다. 벤츠가 꿈꾸는 하이퍼아날로그와는 다르게 아우디에서 ‘아날로그’를 위한 자리는 많지 않아 보입니다.


실제 양산차에 반영되고 있다

지금까지 벤츠와 아우디가 추구하는 새로운 럭셔리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벤츠는 과거와 미래의 조화를 이루어내는 반면 아우디는 앞으로의 미래에 더욱 집중하고 있습니다. 분명 동일한 주제이지만 서로 완전히 다른 길을 가고 있는 것인데요.

현재 마이바흐 6 콘셉트의 하이퍼아날로그 디자인은 새로운 SL 실내에 적용되는 등 벤츠 디자인에 실제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벤츠는 7세대 SL의 인테리어를 공개하면서 과거 300SL에서 영감받은 아날로그적 형태와 첨단 디스플레이가 공존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스카이스피어 콘셉트의 경우 최근에 공개됐기에 아직 실제 아우디 디자인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가늠해보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아우디는 현재도 ‘버츄얼 콕핏(Virtual Cookpit)’이라는 테마 아래 실내 디자인의 디지털화를 이뤄가고 있는 만큼 앞서 언급된 ‘디지털 생태계’ 구축이 단지 허황돼 보이지만은 않습니다. 과연 정반대의 길을 가는 두 브랜드 중 누가 전기차 시대 속 럭셔리 분야를 선도하게 될지 기대해보며 글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자동차 디자인해부학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글 / DESIGN ANATO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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