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DA 리포트입니다.
세계 최고의 럭셔리 브랜드로 일컬어지는 벤틀리, 롤스로이스 그리고 슈퍼카 브랜드의 양대산맥이라 불리는 페라리와 람보르기니 등 수억 원에 달하는 차량을 판매하는 여러 브랜드들의 공통적인 특징이 있습니다. 바로 고객 맞춤형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것입니다. 



페라리의 경우 고객의 요청에 따라 세상에 단 한 대밖에 없는 원오프 모델을 제작하며 람보르기니 역시 ‘AD Personam’이라는 고객 맞춤 부서를 운영하며 내부 가죽부터 색상 선택까지 고객의 기호를 최대한 반영하여 세상에 한 대 밖에 없는 고유의 모델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서비스에 있어 가장 특화된 기업은 단연 롤스로이스라 할 수 있는데요. 롤스로이스는 비스포크 프로그램을 통해 단지 가죽의 소재와 색상만 바꾸는 것이 아닌 내부 장식, LED 패턴 그리고 가죽에 새겨지는 자수까지 완전히 새롭게 설계 및 디자인하며 타 브랜드와 격이 다른 원오프 모델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그 수가 너무 많아 롤스로이스 자체적으로 여러 비스포크 모델 중 가장 베스트 모델을 따로 선정하여 발표하기도 했죠.

이제까지 롤스로이스는 비스포크 프로그램을 통해 수많은 고유 모델을 생산해왔지만, 사실 2017년 공개된 이 모델만큼 임팩트가 강했던 차량은 없었습니다. 롤스로이스는 해당 모델에서 단지 내부 장식적인 요소만 바꾸는 것이 차량 디자인 전체를 완전히 새롭게 디자인하는 도전을 펼쳤는데요, 바로 모델명부터 독특한 ‘롤스로이스 스웹테일(Sweptail)’입니다.


롤스로이스 스웹테일은 단 한 명의 롤스로이스 애호가를 위해 만들어진 코치빌드 모델입니다. 이 프로젝트를 의뢰한 고객은 1920~30년대 클래식 롤스로이스 모델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완전히 새로운 모델을 요구했으며, 2인승 쿠페의 성격에 대형 파노라마 유리로 된 루프를 별도로 추가하고 싶다는 자신만의 비전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롤스로이스의 황금기와 같던 1920년대 차량들의 성격이 짙게 묻어있으면서도 단지 과거 지향적인 모델이 아닌, 현대적인 호화 요트 등에서 느낄 수 있는 세련되고 첨단의 느낌을 원했죠. 이와 같은 고객의 까다로운 요구에 부응하기 위하여 당시 자일스 테일러(Giles Taylor)가 이끌던 롤스로이스 디자인팀은 브랜드의 과거 디자인을 탐구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이들은 1925 팬텀 아이 라운드 도어(Phantom I Round Door), 1934 팬텀 투 스트림라인 살룬(Phantom II Streamline Saloon), 1934 거니 뉴팅 팬턴 투 투도어 라이트 살룬(Gurney Nutting Phantom II Two Door Light Saloon) 그리고 1934 팍 왈드 20/25 리무진 쿠페(Park Ward 20/25 Limousine Coupé) 등에서 큰 영감을 받았습니다. 자일스 테일러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우리의 임무는 가장 완벽한 롤스로이스를 제작하기 위해 과거의 여러 모델들의 디자인을 정리하고 다시 정교하게 재정립하는 것”이라고 전했는데요.

긴 인고의 시간을 통해 탄생한 스웹테일은 롤스로이스 특유의 클래식한 느낌이 살아있으면서도, 이제까지 롤스로이스 디자인에서 볼 수 없었던 과감한 조형미가 적용되었습니다. 우선 스웹테일의 전면부 디자인을 살펴보면, 전면은 롤스로이스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파르테논 신전 형태의 그릴을 재해석한 형태로 디자인되었습니다.

거대한 사각형 조형 안에 전면부 디자인이 전부 담겨 있는 모습이죠. 그릴의 경우 당시까지 롤스로이스가 제작한 가장 큰 알루미늄 그릴이었으며, 기계가 아닌 장인들이 직접 손으로 연마하여 거울과 같은 광택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릴 양 옆 원형 헤드라이트가 클래식한 느낌을 더하고 있으며 전면의 모든 부분은 어둡게 마감되어 알루미늄 그릴이 더욱 돋보일 수 있도록 했습니다.

기존 롤스로이스의 색체가 더욱 뚜렷해진 전면과 다르게 측,후면은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 큐가 적용되었습니다. 자일스 테일러는 현대적인 요트에서 영감받아 측면 실루엣을 만들어냈는데, A필러부터 트렁크 리드까지 한번에 이어지는 루프라인이 부드러우면서도 쿠페 특유의 날렵한 프로파일을 형성했습니다.

또한 두터운 C필러의 두께가 안정적인 느낌을 만들어내며, 볼드한 크롬 DLO가 고급스러움을 한층 더 높였습니다. 특히 뒤로 갈수록 얇아지는 루프 라인을 두고 자일스 테일러는 “레이싱 요트 세계에 경의를 표하는 것”이라 말하며 “총알의 끝과 같은 느낌을 자아낸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요트, 총알 등 매우 동적인 메타포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을 통해 쿠페만의 역동성을 더욱 부각시킨 것이죠. 

스웹테일의 내부는 미니멀리즘 철학을 바탕으로 개폐장치를 최소 수준으로 적용하여 중간의 끊김없이 소재의 고급스러운 느낌을 한층 더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습니다. 마카사 에보니(Macassar Ebony)와 팔다오(Paldao) 목재가 특별히 여러 부분에 활용되었으며, 모카신(Moccasin) 및 다크 스파이스(Dark Spice)라는 색상의 가죽과 조화를 이루었습니다. 

특히 롤스로이스는 좌석 뒷부분의 공간 디자인에 큰 공을 들였는데, 글라스 립(glass lip)으로 빛나는 나무 선반과 모자 선반이 위치해 있습니다. 롤스로이스는 여기에 백라이트를 더하여 그 자체로 이미 아름다운 장식이 될 수 있도록 유도했죠. 

이외에도 미니멀리즘 철학에 따라 스웹테일 내부에는 오직 하나의 계기반이 위치해있어, 기존 롤스로이스보다 차분하고 정갈한 느낌을 자아냅니다. 더불어 코치 도어가 열리는 경첩 부분에는 새로운 공간이 만들어졌는데, 해당 공간에는 스웹테일만을 위하여 특별 제작된 두 개의 수제 비스포크 서류 가방이 수납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롤스로이스는 스웹테일 통해 자사의 코치빌더 및 비스포크 수준을 한단계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렸습니다. 롤스로이스의 CEO 토스텐 뮐러 오트보쉬(Torsten Müller-Ötvös)는 “스웹테일을 통해 롤스로이스가 세계 최고의 코치빌더로서의 입지를 다시 한 번 입증할 수 있게 됐다”라고 말하며 스웹테일을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롤스로이스는 보다 현대적인 디자인과 첨단 주행 기술이 집약된 2세대 롤스로이스 고스트를 출시하며 자신들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과연 롤스로이스가 다음에는 어떤 새로운 코치빌드 모델을 선보일지 기대해보며 글 마치겠습니다. DA 리포트였습니다. 감사합니다.

 

글 / DESIGN ANATO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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