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국의 대표적인 슈퍼카 브랜드인 애스턴마틴이 메르세데스–벤츠와 적극적인 기술 제휴를 맺고 2024년까지 신차 판매에서 전기차의 비중을 약 20%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수치로 환산하면 2024년 애스턴마틴의 연간 판매 대수 1만 대 중 약 2,000대가량이 전기차로 판매되는 것입니다.
전동화 시대에 점점 더 전기차의 비중을 늘려가는 애스턴마틴이 최근 이색적인 컬렉션을 공개했습니다. 바로 ‘밴티지 레거시 컬렉션’입니다. 해당 컬렉션은 2005년 출시한 애스턴마틴 빈티지를 바탕으로 애스턴 마틴의 레이싱 역사에서 가장 성공적인 시기 중 하나인 2009년에서 2018년까지의 기간을 기념한 컬렉션입니다.
밴티지 레거시 컬렉션은 르망 시리즈를 수상한 V8 밴티지 GTE, V12 밴티지 GT3, 밴티지 GT4로 구성되는데요, 애스턴 마틴은 해당 모델들을 통해 영국 GT, GT 월드챌린지, 2번의 24시간 르망 클래스 우승, 7번의 FIA WEC 우승 등 수많은 국제 스포츠카 챔피언 타이틀을 거머쥐기도 했습니다. 해당 모델들은 모두 레이싱 전용 섀시를 통해 새롭게 제작되고 주행이 가능한 상태로 판매됩니다. 더불어 3대 모두 노란색 악센트 색상과 스털링 그린 사이니 색상이 적용되게 됩니다.
밴티지 GT4
레거시 컬렉션에 포함된 3대 중 밴티지 GT4에 대해 먼저 알아보겠습니다. 2009년 데뷔한 GT4은 VH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최초의 레이싱카로, FIA GT4 규정에 따라 제작되어 FIA European GT4 및FIA GT4 세계 내구 레이스에 참가한 차량입니다.
2008년 말에 데뷔한 애스턴 마틴 V8 밴티지 N24의 업데이트된 버전이기도 한 밴티지 GT4의 전체적인 제원은 전장 4380mm, 전폭 1865mm, 전고 1210mm 그리고 휠베이스 2600mm이며 공차중량은 1350kg입니다. 여기에 밴티지 GT4의 트랙폭은 전면 1580mm, 후면 1590mm에 달하는데요, 기존 N24의 4.3리터 V8 엔진은 밴티지 GT4에서 4.7리터 V8 엔진으로 새롭게 변경되었습니다.
또한 애스턴 마틴은 밴티지 GT4의 서스펜션을 상향 조정하여 캠버 및 캐스터 각도를 늘릴 수 있도록 설계하였는데요, 브레이크 역시 N24 대비 더 큰 직경의 디스크와 레이싱 패드가 탑재되었습니다. 이렇게 전반적으로 N24보다 더욱 개선된 밴티지 GT4는 2011년에 한 번 더 성능 개선이 이루어졌는데요.
개선된 밴티지 GT4의 엔진 출력은 더욱 강력해졌으며 차체의 공기 역학은 더욱 향상되었습니다. 프런트에는 새롭게 설계된 스플리터가 적용되었고, 리어에도 새로운 디퓨저 그리고 부트 플립이 탑재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밴티지 GT4는 더욱 많은 양의 다운 포스를 생성해 낼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 추가로 더욱 개선된 트랙션 컨트롤과 Bosch ABS 시스템도 탑재되었습니다.
이렇게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를 거친 밴티지 GT4는 2018년까지 꾸준히 생산되었으며, 총 107대가 제작되었습니다. 이번 레거시 컬렉션에서 판매되는 GT4 모델은 108번째 모델로서 오랜 시간 애스턴마틴의 주력 레이싱카의 마지막 모델이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담겨 있기도 합니다.
V12 밴티지 GT3
두 번째로 살펴볼 차량은 V12 밴티지 GT3입니다. 밴티지 GT3는 애스턴 마틴의 DBR9, DBRS9 모델을 대체하여 2012년에 데뷔한 레이싱카로서 FIA GT3 규정에 맞게 개발된 모델입니다. 전체적인 제원은 전장 4760mm, 전폭 1979mm, 전고 1340mm이며 파워 트레인은 당시 애스턴 마틴의 플래그십 모델이었던 DBS의 5.9 리터 V12 엔진을 바탕으로 제작되었습니다.
해당 엔진의 최대출력은 509마력, 최대토크는 58.1 kg.m이었는데요, 애스턴 마틴은 이 엔진의 성능 최대출력 591마력, 최대토크 71.4kg.m으로 상향 조정하여 밴티지 GT3 모델에 탑재하였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밴티지 GT3의 제로백은 DBS보다 빠른 4.2초를 기록하였고 최고 속도는 305km/h에 달했습니다
비록 밴티지 GT3의 파워 트레인은 V12 엔진이 탑재되었지만, 차체는 V8 엔진을 사용하는 밴티지 모델과 공유했습니다. 이를 통해 밴티지 GT3의 공차중량은 1,250kg의 줄어들 수 있었고 50:50의 이상적인 전후 무게 배분을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이상적인 무게 배분으로 밴티지 GT3는 최적의 핸들링 성능을 과시했는데요.
이러한 균형 잡힌 성능으로 밴티지 GT3는 2012 년 한 해에만 18 번의 우승과 30 번의 포디엄 피니시를 기록, 2013 년에는 17 번의 우승과 34 번의 포디엄 피니시를 달성하기도 했으며 2013, 2015, 2016 및 2018 년 영국 GT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했는데요, 이는 애스턴 마틴이 2005년 모터스포츠로 복귀한 이래 가장 성공적인 결과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V8 밴티지 GTE
마지막으로 살펴볼 차량은 V8 밴티지 GTE 모델입니다. 사실 V8 밴티지 GTE은 밴티지 GT2 모델을 바탕으로 제작된 차량입니다. 밴티지 GT2 모델의 전체적인 제원은 전장 4683mm, 전폭 1866mm, 전고 1255mm이며 공차중량은 1150kg입니다. 파워 트레인으로는 당시 양산 밴티지에 적용되던 4.3 리터 V8 엔진의 개량형 버전이 탑재되었는데요, 엔진의 크기는 4.5리터로 더욱 커졌으며 새롭게 설계된 실린더 헤드, 콘로드, 밸브 그리고 캠 샤프트가 적용되었습니다.
또한 이 엔진은 E85 에탄올 혹은 일반 레이싱 연료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도록 제작되기도 했습니다. 밴티지 GT2의 섀시는 기존의 접합 알루미늄 섀시가 적용되었지만 루프와 같은 특정 부위에는 탄소 섬유가 사용되어 경량화를 달성하였으며 새로운 전면 스플리터와 후면 디퓨저가 적용되었습니다.
2012년 애스턴 마틴은 현재 르망 24시 GTE 클래스로 분류되는 GT2 경기의 수정된 규정에 맞춰 새로운 차량을 선보였는데, 그 모델이 바로 밴티지 GTE 모델이었습니다. 밴티지 GTE 모델은 밴티지 GT2 대비 더욱 개량된 서스펜션이 도입되었으며 새로운 프런트 범퍼, 사이드 스커트 그리고 리어 윙이 적용되었습니다.
밴티지 GTE는 총 6 대의 소량으로만 제작되었지만 총 7번의 FIA WEC 타이틀과 2번의 르망 24시 우승을 일궈내는 등 인상 깊은 활약을 펼쳤는데요, 이번 레거시 컬렉션에 포함된 밴티지 GTE 모델은 섀시 번호 007을 가지고 7번째로 생산되는 모델로 그 의미와 상징성이 더욱 높은 모델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애스턴 마틴의 레거시 컬렉션과 컬렉션에 포함된 3대의 모델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해당 컬렉션을 두고 애스턴마틴 레이싱 사장인 데이비 킹은 “애스턴 마틴이 현 세대의 터보차저 V8 밴티지로 세계 챔피언 타이틀을 거머쥐었지만, 오리지널 밴티지 역시 엄청난 성공을 거두면서 세계 각지에서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게 됐다”면서 “레거시 컬렉션은 이 멋진 차를 위한 아름다운 선물”이라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해당 컬렉션의 정확한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3대의 모델을 동시에 구입할 때만 판매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과연 애스턴 마틴의 영광스러운 역사가 담겨 있는 레거시 컬렉션의 주인은 누가 될지 기대하며 오늘 글 마치겠습니다. 디자인 해부학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