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디자인해부학입니다.
<2000년대 슈퍼카 시리즈> 네 번째 시간에는 메르세데스 벤츠 SLR을 소개합니다. 2003년 출시된 SLR의 공식 모델명은 ‘메르세데스 벤츠 SLR 맥라렌’으로당시 벤츠의 F1 파트너였던 맥라렌과 협업으로 제작됐습니다자동차 업계에 잔뼈가 굵은 두 브랜드의 최신 기술이 총망라된 만큼 SLR은 강력한 성능은 물론 운전자의 편의를 위한 다양한 기능도 적용됐습니다.  


 
엄청난 후드 길이가 인상적인 SLR은 프런트 미드십 구조로 제작됐습니다차량에는 5.5리터 슈퍼차저 V8 엔진이 적용돼 626마력의 강력한 성능을 발휘했습니다. 780Nm의 최대 토크는 3,250rpm부터 터져 나왔으며최대 5,000rpm까지 계속 유지됐습니다.  

최신 엔진 덕분에 SLR은 3.8초 만에 시속 100km에 도달했습니다시속 200km까지는 10.6정지 상태에서 시속 300km까지는 28.8초 만에 가속했으며최고 속도는 시속 334km 이상이었습니다. SLR의 엔진에는 수식 차지에어 냉각건식 섬프 윤활 및 4개의 금속 촉매 변환기 등이 적용됐으며당시 발효되지 않았던 EU 4 배기가스 규정까지 총족하는 뛰어난 성능을 발휘했습니다.
 
동력은 기본 사양으로 장착된 5단 자동 변속기를 통해 바퀴로 전달됐습니다운전자는 변속기를 수동으로 조작할 수도 있었는데이때 스포츠슈퍼스포츠 그리고 레이스까지 총 세 가지 모드에서 각기 다른 변속 감성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SLR의 차체는 F1 레이스카와 동일하게 탄소 섬유 복합재로 제작됐습니다해당 소재는 강철보다 50% 더 가벼웠지만알루미늄보다 4~5배 높은 에너지 흡수율을 갖춰 내부 탑승자를 안전하게 보호했습니다특히 SLR은 전면 충돌 구조가 완전히 탄소 섬유로 이루어진 세계 최초의 양산차였습니다.


 
벤츠는 차량의 전면에 탄소 섬유로 제작한 두 개의 620mm 두께 멤버를 부착해 정면충돌 시 에너지 흡수율을 높이고 탑승 공간이 마련된 메인 쉘의 파손을 최소화했습니다더불어 다른 차체 부분도 동일한 탄소 섬유 소재로 제작되어측면 및 후면 충돌에서도 안전하게 탑승자를 보호했습니다.

SLR의 디자인은 클래식과 현대적인 조형미가 조화를 이뤘습니다벤츠는 1950년대 전설적인 SLR 경주차와 1998년과 1999년에 맥라렌 메르세데스 팀을 월드 챔피언십으로 이끈 F1 레이싱카의 형태를 세련된 디자인으로 재탄생시켰습니다.
 
F1의 형태를 가장 잘 보여주는 곳은 전면부로화살표 형태의 뾰족한 노즈가 레이싱카의 앞쪽을 연상시킵니다노즈 아래에는 F1의 에어로포일 핀과 유사한 아치 형태의 날개가 배치돼 날렵한 인상을 더하고 에어로 다이내믹을 향상시켰습니다.

차량 후면에는 에어로 터널 테스트를 거친 특수 6채널 디퓨저가 탑재됐으며차체 하부는 매끄러운 면으로 밀봉됐습니다이는 차량 아래쪽으로 흐르는 공기가 별도의 장애물 없이 부드럽게 흐르게 하기 위함으로속도가 올라갈수록 차량 위쪽과 아래쪽으로 흐르는 공기의 기압차가 발생하게 되고 항공기의 날개를 반대로 뒤집은 것과 같이 차량을 지면 쪽으로 더욱 누르게 됩니다.


 
그리고 벤츠는 매끄러운 언더 바디 디자인을 위해 디퓨저를 후면이 아닌 측면에 배치시켰습니다벤츠는 긴 배기 시스템이 앞쪽 엔진부터 뒤쪽까지 연결돼 있었다면 자연스러운 공기의 흐름을 방해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차량 후면 상단에는 어댑티브 스포일러 시스템이 적용됐습니다차량의 속도가 시속 95km를 넘으면 10도 각도로 자동으로 펼쳐지게 되는데이때 공기가 차량을 더욱 아래쪽으로 누르며 리어 액슬의 접지력을 향상시킵니다.
 
그리고 해당 스포일러는 에어 브레이크 역할도 겸했습니다운전자가 브레이크를 강하게 밟으면 65도 각도로 크게 전개되어 항력을 증가시키고 공기역학적 중심을 뒤쪽으로 이동시켜 차량이 안전하게 정차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내부는 고급 알루미늄 트림이 적용된 센터 콘솔이 시선을 집중시킵니다. 외부 보닛 상단에 위치한 F1 돔을 그대로 형상화한 센터 콘솔은 시각적으로 외관과 내관을 이어주고 차량의 고습스러움을 높였습니다벤츠는 콘솔의 깔끔한 느낌을 유지하기 위하여 라디오와 내비게이션을 콘솔 안쪽에 배치하고 상단에 여분의 커버를 적용했습니다.


 
기어 노브 위쪽에 위치한 스타트 버튼 역시 SLR의 독특한 디자인 중 하나이며통풍구는 여러 핀이 적용된 외관과 동일하게 다층 블레이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직경 380mm 3스포크 스티어링 휠은 SLR을 위해 특별히 제작됐으며운전자는 휠 내부의 버튼을 통해 차량의 여러 기능을 제어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인 디자이너 손에서 탄생한 SLR 스털링 모스

첨단 기술력과 위트 넘치는 디자인이 조화를 이루던 SLR은 SLR 722 에디션, SLR MSO 에디션 등 다양한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파생됐으며루프리스 디자인이 특징인 SLR 스털링 모스 에디션을 끝으로 단종됐습니다이후 2010년대 SLS가 등장하며 SLR은 벤츠의 플래그십 슈퍼카 자리를 내주게 됩니다. 비록 출시 19년이 지났지만 SLR이 보여줬던 임펙트는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기억되고 있는데요.

현재 메르세데스 벤츠는 2017년 공개된 프로젝트 원의 양산형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F1 엔진을 그대로 탑재하고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결합돼 강력한 성능을 발휘할 프로젝트 원이 SLR, SLS의 명성을 다시 한번 이어갈 수 있을지 기대해 보며 글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디자인해부학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글 / DESIGN ANATO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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