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만) 맛집 르노삼성이 3년 5개월 만에 신차를 출시하였습니다.
지난달 쉐보레의 트레일 블레이저와 이번 달 기아 쏘렌토 등 여러 신차 소식들이 국내 SUV, CUV 시장에 활기를 돌게 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신기술을 대거 투입하며 XM3만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데요, 국내에서도 가장 노후화된 모델 중 하나인 SM3를 드디어 이 차량으로 대체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이는 중준형 소형 차량들을 CUV, SUV 세그먼트로 교체 중인 현대기아자동차 그룹의 최근 행보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르노삼성의 시그니처인 C자형 LED 주간 주행등을 차용하여 르노삼성자동차의 패밀리룩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사이드 하단 캐릭터 볼륨이나, 그릴, 그리고 L자 형태의 전후 범퍼 디자인 또한 기존의 형제 차량들이 보여줬던 디자인 랭귀지를 거의 그대로 차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시그니처인 C자형 형태의 주간 주행등은 위와 아래가 거의 같아 안정감을 주던 QM6와 SM6와는 다르게 로고 옆으로 전개되는 그릴의 크롬 몰딩을 따라 아래보다 위쪽 라인이 더 길게 디자인되었고, 아래로 이어지는 부분은 짧고 사선을 강조하여  프런트 룩의 메인 캐릭터를 만들어내 경쾌하고 스포티한 느낌을 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곧게 뻗은 주간 주행등 아래 2구 형태로 디자인된 LED 퓨어 비전 헤드라이트는 프런트 디자인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디테일들은 르노 삼성의 패밀리룩을 유지하는 범위 안에서 XM3만의 개성과 차별화를 두어야 했던 디자이너들의 세련된 손길이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XM3의 해외 판매 버전으로 알려진 르노 아르카나와 기본 컨셉을 공유하는 차량인 XM3는 르노-르노삼성과의 글로벌 프로젝트로 탄생한 차량이며 르노삼성자동차 측에 의하면 아르카나와는 다른 개발과정을 거친 차량이라고 합니다. 사진으로 비교해봐도 그릴을 포함하여 여러 가지 디테일들이 상이한 모습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아르카나의 리어 디자인은 많은 부분이 생략되고 실용성이 강조되어 디자인된 것에 반해 XM3는 훨씬 다양한 디테일들이 추가되었습니다. 아무래도 한국 시장의 디자인 및 품질 요구 수준이 워낙 높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들을 디자이너들도 충분히 고려한 결과물 같습니다. 인테리어 디자인에도 이러한 점이 고려되었고, 전체적으로 아르카나보다 고급스러운 방향으로 디자인된 XM3는 국내 발매 후 시장 반응에 따라 수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합니다.

테일 램프는 기존의 르노삼성이 QM5, SM6 통해 보여줬던 가로선이 강조된 테일램프 디자인이 아닌 아래에 무게를 두어 차량의 전체적인 볼륨감을 더욱 강조하는 디자인으로 출시되었습니다. 꼭짓점이 5개를 넘지 않는 선을 통해 안정적인 디자인을 보여주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프런트 주간주행등처럼 가로선이 강조되어 트렁크를 타고 흐르도록 디자인되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XM3 인스파이어 컨셉이 양산형 XM3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고 아르카나와 비교해볼 때, XM3는 도어 아래쪽으로 사선으로 깊게 팬 캐릭터 라인을 추가해 차량이 주는 스포티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때문에 차체가 얇아 보이고 가벼운 느낌이 듭니다. 쿠페 형태의 루프라인을 제대로 받쳐주지 못하는 느낌입니다. 음영이 강조된 사진 대신 실제로 보았을 때 느낌은 다를 수 있겠지만, 차라리 아르카나가 보여준 로커패널을 따라 리어 범퍼까지 이어지는 크롬 몰딩과 볼륨감이 강조된 도어 하단 캐릭터 라인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안정된 디자인과 단단해 보이는 느낌이 나은 것 같습니다.

XM3만의 개성이 잘 드러나는 외관 디자인과 달리 인테리어에서는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할 것 같습니다. 르노삼성에 의하면 XM3의 인테리어는 차별화된 하이테크와 사용자 편의성, 그리고 이전 동급 세그먼트보다 뛰어난 소재와 마감을 신경 썼다고 합니다.

대시보드 버튼들은 편의성을 위해 피아노 타입의 버튼을 채용했으며, 아우디에서 이미 보여준 적이 있는 형태의 공조 컨트롤러는 보다 직관적인 사용이 가능하도록 디자인되었습니다.

육각형 형태의 스티어링 휠과 10.25인치의 컬러 LCD 클러스터는 보다 선명한 시인성을 갖추고 있고 리어램프와 같은 형태로 디자인된 송풍구는 외관 디자인의 분위기를 실내까지 연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센터페시아에 위치한 버티컬 타입의 디스플레이는 상당히 아쉽습니다. 위가 넓어지는 사각형 형태의 송풍구와 그 아래로 연결되는 실내 무드등 또한 와이드 한 느낌을 강조하며 가로선이 강조된 형태인데, 버티컬 형태의 디스플레이는 생뚱맞은 느낌이 듭니다. 또한 르노삼성의 전매특허인 과도하게 두꺼운 배젤은 신차인데도 불구하고 촌스러워 보이기까지 합니다.

이 부분은 확실히 아르카나의 실내디자인이 나은 것 같습니다. XM3의 실내디자인이 외관처럼 XM3만의 개성을 실내로 무리하여 가지고 들어오려 한 반면에 아르카나는 눈에 튀지 않고 편안한 형태들을 배치하여 그 안정적인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XM3를 통해 기존 SUV의 틀을 넘어 ‘이제까지 없던 시장’을 창조해 ‘게임 체인저’ 역할을 기대한다고 이야기하였습니다. 가격 또한 1795만원 부터 시작하여 가격 경쟁력 또한 갖추고 있으며 경쟁 차종 대비 넓은 사이즈로 한국 시장 내에서 적잖은 판매가 기대됩니다.

그동안 국내 시장에서 쿠페형 SUV는 고급 브랜드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게 사실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XM3의 쿠페형 디자인이 돌풍을 일으켜 다른 브랜드에서도 소비자의 선택폭을 넓혀줄 수 있는 다양한 쿠페형 SUV가 출시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